악성 민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교사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부모 중 1명이 대전의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다. 가해자 자녀가 전학 오자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현수막을 내거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7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전 유성구 소재 한 초등학교 인근에 붙은 현수막을 찍은 사진들이 게재됐다. 이 학교는 대전 교사 사망 사건 가해자의 자녀가 전학 간 학교로 알려졌다.
가해 학부모는 지난 9월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되자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자신이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넣은 것에 대해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우리 아이의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며 황당한 해명을 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가해자 가족이 이 지역으로 이사한 것은 지난 6일 대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OO초 살인자 집안’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OO초 5학년 O반 OOO. 전학은 어제 왔고, 학원은 일주일 전부터 다니고 있었다. 애 엄마가 학원에 붕어빵 사 들고 와서 다 같이 먹으라고 했다더라”고 적었다.
이 글 작성자는 가해자의 자녀가 전학 온 학교와 학원 등에 전화해 항의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고, 많은 주민들이 이에 동의했다. 이후 가해자의 자녀가 학원을 모두 그만뒀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거리에 내걸 현수막 문구를 정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앞서 지난 9월 5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사가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퇴근한 남편에 의해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2일 만에 숨졌다.
올해로 20년 차 교사였던 B 씨는 2019년 대전 유성구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으며,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이후 아동학대 고소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고 올해 근무지를 옮겼으나 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해왔다.
이후 B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커뮤니티, SNS 등에 가해 학부모들을 향한 분노가 쏟아지면서 그들의 신상과 그들이 운영하는 가게 정보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