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고교 졸업예정자 132명 합격 전문 강사와 모의 면접 진행하고 실무 역량 키우는 동아리 운영 등 학생별 맞춤형 진로 교육 성과
전남 여수 진성여고 학생들이 ‘2023 맞춤 채용형 컨설팅 프로그램’에 참여해 면접 대비 특강을 듣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올 8월 한국무역보험공사 사무직(고졸) 신입사원 채용시험에는 전국 상업계열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거 지원했다.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 실무 면접, 임원 면접을 거쳐 지난달 말 3명을 뽑았는데, 목포여상 3학년 김가은 양(18)이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 양은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지도와 학교에서 받은 다양한 취업 교육 덕분에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며 “모의 면접과 전문강사 초청 특강이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여수 진성여고 3학년 이승희 양(18)은 9월 한국은행 일반 사무직원(C3) 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내년 특성화고 졸업 예정자 가운데 학교장 추천과 전 학년 평균 내신등급이 3.0 이내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이 양은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이 양은 “특성화고를 선택하면서 고민이 적지 않았지만 3년 동안 많은 자격증을 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가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전남의 직업계 고교생들이 공공기관과 대기업, 금융기관 등에 대거 합격했다.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적성에 맞는 맞춤형 진로 지도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기관인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한국석유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한전KPS, 강원랜드,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마사회 등에 20명이 합격해 입사할 예정이다. 포스코, 롯데케미칼, GS칼텍스, 포스코퓨처엠, 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에도 34명이 합격했다.
하나은행, 농협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금융기관과 지역 농축수협에 7명이 채용됐고 대규모 채용 계획이 있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은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내쇼날모터스, 도이치모터스, 조선호텔&리조트 등 중견기업과 종합병원에도 46명이 합격했다. 부사관과를 운영하는 직업계고에는 공군부사관에 23명이 최종 합격했으며 해군과 육군부사관 지원자들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앞으로 국가직, 지방직 공무원을 포함해 합격자 발표를 앞둔 공공기관 및 기업이 많아 취업생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정주 전남도교육청 직업교육팀 장학사는 “합격생 가운데 중학교 때부터 일찍이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해 꿈을 이룬 사례가 많았다”며 “예년에 비해 취업의 질이 좋아진 게 무엇보다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