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지하철 등을 옮겨 탄 이가 외투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YTN 갈무리) ⓒ 뉴스1
정부가 ‘빈대 현황판’에 이어 ‘빈대 합동대책본부’까지 꾸린 가운데 지하철, 기차, 심지어 KTX에도 빈대가 나타났다는 증거 사진을 남기는 일까지 벌어져 이른바 ‘빈대 공포’가 알게 모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빈대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불빛마저 밝은 대중교통 자체를 싫어한다며 대중교통에서의 빈대 확산 혹은 증식 가능성이 희박하기에 “공포심까지 가질 필요는 없다”며 안심시켰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8일 YTN과 인터뷰에서 최근 기차, KTX, 지하철 등을 잇따라 이용한 한 시민이 자신의 외투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며 관련 사진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한 일과 관련해 “(사진 속 존재는) 빈대가 맞다”고 했다.
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쪽방상담소에 빈대 주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1970년대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줄 알고 있던 빈대가 쪽방촌이나 고시원 등 주거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발견되면서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보건당국도 ‘빈대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2023.11.6/뉴스1
이번 일로 대중교통에도 빈대가 출현했다며 공포심까지 느낀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빈대가 전파되고 확산되는 경우는 굉장히 낮다”고 강조했다.
혹시 “(빈대가 묻어 있을까) 의심이 되면 집에 들어가기 전 현관에서 외투를 벗어 털어내면 진동으로 애들이 기어 나와서 뚝 떨어진다”고 한 양 교수는 “주머니도 뒤집어서 확인하고 털어내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양 교수는 “프랑스는 열 집 건너 한 집씩 빈대가 서식할 정도로 굉장히 밀도가 많고 살충제 저항성 때문에 방재가 잘 안 돼 대중교통 등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수준은 아니기에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 “빈대가 숨어서 흡혈하고 번식해야 되는데 대중교통에선 번식이 쉽지 않다”라는 점을 들었다.
즉 “대중교통은 사람들이 계속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탔다가 내렸다 하고, 빈대는 야간활동성으로 이른 새벽에 흡혈하기를 좋아하는데 대중교통은 굉장히 밝은 곳인데다 지하철이 움직여 진동이 있어 빈대 서식지로 아주 부적합한 곳”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