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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줄 걸린 주사기에 마약사범 대거 검거…단속 피하려 여장도

입력 | 2023-11-08 13:48:00

해경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한 남성 요식업자의 모습. 남해해경청 제공


대학생부터 조직폭력배까지 올해 마약사범 수십 명이 해경에 검거됐다.

8일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올해 마약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마약사범 2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2021년 11월 부산 중구 부둣가 앞 해상에서 낚싯줄 바늘에 걸려 올라온 마약주사기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1명(구속 10명), 올해 10명(구속 6명) 등 총 21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이 주사기에서 검출된 DNA를 추적해 필로폰을 투약한 50대(무직) 마약사범과 50대 조직폭력배를 검거하고 마약 공급처를 추적해 왔다.

그 결과 올해 2월 판매책인 50대 폭력조직 부두목과 조직원, 50대 대리운전 기사를 검거했고 이들의 유통 총책인 40대 조직폭력배도 붙잡았다.

이들에게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마약사범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의 직업은 요식업 종사자, 유흥업소 종사자, 대학생, 회사원, 부동산 중개업 종사자, 통신사 상담원, 건설노동자, 병원 상담원 등으로 다양했다. 이 중 남성 요식업자는 해경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하기도 했다.

해경은 또 올해 3월 동남아시아산 마약류를 밀반입해 선원 등 해상 종사자들에게 유통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대대적인 추적에 나서 총 17명을 붙잡았다.

이들 가운데 판매책인 택시기사와 PC용품 판매업자, 알선책인 선원 등 5명을 구속했다.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조직폭력배와 어장관리선 선장 및 선원 가족 등 3명도 구속하고, 9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해경은 마약을 공급한 유통총책을 뒤쫓고 있다.

해경이 올해 검거한 마약사범들로부터 압수한 마약은 모두 필로폰 52g과 대마 358g가량이다.

해경이 올해 적발한 마약 대부분은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선박과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국제우편물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조직원 간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고 판매책과는 주로 대면으로 거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검거된 마약사범 중 4명은 기초생활수급비로 마약을 구입하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남녀노소, 전 연령층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마약 유통이 확산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마약범 조직의 전모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