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여장 사진 공개되자 극단 선택한 美 시장…‘아웃팅’ 가해 논란

입력 | 2023-11-08 14:19:00

‘1819뉴스’가 보도한 버바 코플랜드의 여장 사진. 1819뉴스 캡처


미국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의 소도시 스미스스테이션의 시장이 자신의 여장 사진이 공개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언론이 아웃팅(성 정체성이 당사자 동의 없이 공개되는 것) 가해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 복수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당선된 스미스스테이션 시장이자 침례교 목사인 버바 코플랜드(49)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일 보수 성향 매체 ‘1819뉴스’가 코플랜드의 여장 사진을 공개한지 이틀만이다.

이 매체는 코플랜드가 ‘브리트니 블레서 서머린’이라는 이름으로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해왔으며, 이 계정에는 코플랜드가 여성용 속옷을 착용하고 호피무늬 옷을 입는 등 여장을 한 사진을 사진이 다수 게재돼 있다고 폭로했다.

코플랜드는 이에 “스트레스 해소 차원의 취미일 뿐”이라며 해당 계정을 삭제했다. 이후 그는 목사의 지위와 가정을 고려해 이 사진을 보도하지 말라달라고 해당 매체에 간청했지만, 1819 뉴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사가 나간 후 코플랜드는 신도들에게 “인터넷 공격의 대상이 됐다. 내 자신이 잘생긴 남자도 아름다운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유머를 위해 집에서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로 인해 내 인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부끄러워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플랜드는 이 기사가 나간 이틀 뒤 극단적 선택을 했고, ‘1819 뉴스’의 아웃팅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그 존스 전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코플랜드가 받은 취급은 슬프고 역겨운 일”이라며 “우리는 독선적인 이들이 가장 큰 돌을 던지는, 비열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코플랜드는 자신의 여장 행위를 ‘코스프레’로 규정했을 뿐,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매체는 “그가 시장과 목사로 재직하는 동안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동을 한 것이 기사의 주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