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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빈대 전파 가능?…전문가 “밝은 곳 싫어해 증식 희박”

입력 | 2023-11-08 16:38:00

전국에서 빈대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8일 오후 광주교통공사는 동구 용산차량기지에서 선제적인 방역활동으로 고열 스팀과 진공 청소기 등을 사용해 살균과 살충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전국 곳곳에서 빈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가운데, 대중교통에서도 빈대가 나타났다는 시민들의 증거 사진이 퍼지며 ‘빈대 공포증’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는 불빛이 밝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머무르지 않는 대중교통에서 빈대가 증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8일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빈대가 확산할 확률은 굉장히 낮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빈대가 대중교통에 숨어서 흡혈하며 번식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중교통은 사람들이 계속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탔다가 내렸다가 한다. 또 주로 빈대는 야간활동성으로 새벽에 흡혈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중교통은 굉장히 밝다”고 설명했다.

기차와 지하철 등을 이용한 한 시민이 자신의 트렌치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양 교수는 최근 기차와 지하철 등을 이용한 한 시민이 자신의 트렌치코트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사진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사진 속 존재는) 빈대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 속) 빈대 밑에 혈흔이 붉은색보다는 검은색으로 보이니까 흡혈한 지 이틀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며 “이틀 전 누군가를 통해 대중교통으로 빈대가 옮겨졌고, 우연히 그분의 트렌치코트에 빈대가 붙어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대는 집에 서식하면서 흡혈한 뒤 이동해 숨는다. 그 과정에서 가방 등을 은신처로 생각해 빈대가 들어갈 수 있다. (가방 소유자가 기차로) 어디를 가다가 빈자리에 가방을 올려놓았는데 기차가 흔들리자 가방 안에 숨어있던 빈대가 다른 곳으로 숨기 위해 나왔다가 트렌치코트 같은 것에 붙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외투에 빈대가 묻어 있을까) 의심된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 현관에서 외투를 벗은 후 털어내면 빈대가 기어 나와서 뚝 떨어진다”며 “주머니도 뒤집어서 확인하고 털어내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양 교수는 “프랑스는 열 집 건너 한 집씩 빈대가 서식할 정도로 굉장히 밀도가 많고 살충제 저항성 때문에 방재가 잘 안돼 대중교통 등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수준은 아니기에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안심시켰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