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MCU 영화 ‘더 마블스’ 박서준, 캡틴 마블 남편으로 등장… 세 장면에 나오지만 임팩트 있는 역할 34세 감독 “10대 때 K드라마에 빠져 예능도 즐겨봐… 유재석 가장 좋아해”
영화 ‘더 마블스’에서 알라드나 행성의 얀 왕자(박서준·가운데)가 침입자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얀 왕자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에 처음 출연한 박서준은 “이 영화에 나온다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박서준이 어떻게, 얼마나 등장할까”로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더 마블스’가 8일 베일을 벗었다. 박서준은 주인공 캡틴 마블(브리 라슨)의 남편인 알라드나 행성의 얀 왕자 역을 맡았다. 소문대로 단 세 장면에 짧게 등장하지만 마블 영화로 할리우드에 눈도장을 찍게 돼 향후 해외 진출이 주목된다.
다코스타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신예 감독이다. 그는 10대 때 한국 문화에 푹 빠져 ‘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 ‘소울메이트’(2006년) ‘커피 프린스 1호점’(2007년) 등 한국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 예능도 즐겨 봤다. 그는 “유재석을 제일 좋아한다”며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장르를 불문하고 푹 빠져들었다”고 했다.
세 사람이 눈 깜짝할 사이 위치가 바뀌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이 재미를 준다. 세 사람이 서로에게 애정을 가지며 한 팀으로 변해가는 모습도 잔잔한 감동이 있다. 하지만 모니카 램보와 카멀라 칸의 서사가 영화에서는 처음 소개되는데, 전개 속도가 빨라 이해하기 버거운 지점들이 있다. MCU가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다.
영화는 각각의 서사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세 히어로의 팀워크와 오락성에 중점을 두는 방식을 택했다. 빌런인 애슈턴 역시 ‘타노스’만큼의 깊은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박서준이 연기한 얀 왕자는 알라드나족이 노래로 대화한다는 설정 때문에 제대로 된 대사가 없다. 노래와 춤을 보여주는데 그 설정이 웃기지도, 멋지지도 않고 다소 어정쩡하다. 출연 시간은 5분이 채 되지 않는다. 주연 캐릭터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눈을 사로잡는 건 우습게도 고양이 구스와 그 새끼들이다. 위기에 빠진 우주 정거장 대원들을 고양이들이 구해낸다는 설정은 귀엽고 기발하다. MCU 다섯 번째 페이즈(큰 스토리라인을 단계별로 구분한 것)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마블이 새로운 창작자들과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