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환자 최근 10년간 31% 증가 “음주·흡연, 두경부암 주요 위험인자”
음주와 흡연의 기회가 많아지는 연말연시 두경부암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두경부암은 구강, 인두, 후두 등 상기도 소화관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악성 종양을 말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두경부(눈, 뇌, 귀, 식도를 제외한 구강, 구인두, 후두, 하인두, 비인두, 갑상선, 침샘 등을 통칭)에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것 등 삶과 직결된 기관들이 모여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생존 하더라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음주와 흡연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60만 명 이상의 새로운 두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최근 발표된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를 보면 2020년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 받은 환자수는 5666명이다. 2016년(5080명) 대비 최근 5년간 12% 증가한 수치다. 2011년(4320명)과 비교하면 최근 10년간 31% 늘어났다. 전체 두경부암 유병자수도 4만6694명에 달했다.
박일석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음주와 흡연은 구강암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남성의 경우 약 2배,여성의 경우 약 3배 구강암 발생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력이 있는 경우에도 1.7배 구강암 발생률이 높은데 술은 많은 양을 마실수록, 위스키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수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했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구강이나 혀에 보이는 궤양이나 뭉쳐있는 덩이가 관찰되는 경우 구강암이나 설암을 의심할 수 있다. 이물감, 목소리 변화, 쉰 목소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후두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50대 이상 흡연자에게 이 같은 증상이 갑자기 발생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실제 2020년에 발생한 두경부암 환자를 보면 50대 이상이 85%였고,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0%로 가장 많았다. 또 두경부암은 목 주위 림프절에 전이하는 특성이 있어 목에 동그랗게 만져지는 덩이가 발견된다면 이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은 성공적으로 치료를 하더라도 구강의 기능적 장애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두경부 영역에서 치료하기 힘든 질환 중 하나다. 치료 방법은 암의 크기와 침범 범위, 환자의 상태, 의사의 경험, 환자의 치료 순응도에 따라 결정된다.
박 교수는 “두경부암 치료는 정상 기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한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을 이용해 입 안쪽이나 겨드랑이, 귀 뒤쪽을 작게 절개해 수술하는 방식으로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을 예방하려면 반드시 금연과 금주를 해야 한다. 흡연자의 경우 40대 이상이면 1년에 한 번 두경부암 검진이 권고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