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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20% 이상 빠졌다”… 美 FDA, 일라이릴리 비만약 승인

입력 | 2023-11-09 14:55:00


뉴시스


미국 비만치료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 식품의약청(FDA)이 현존 비만약 중 가장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 미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를 승인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FDA는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임상시험한 결과 비만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일라이릴리는 비만치료제 상표명을 젭바운드(Zepbound)로 정하고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젭바운드는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체중 감량 효과로 FDA 승인 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임상 시험에서 매주 15mg을 투여한 결과, 체중 중앙값이 231파운드(약 105kg)인 임상 참여자들의 체중이 72주 만에 약 22.5%, 평균 52파운드(약 23kg)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떤 약물도 이렇게 큰 체중 감소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평했다.

FDA는 앞서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각각 2017년과 2021년에 승인한 바 있다. 위고비 출시 이후 미 월마트 경영진이 식품 구매 패턴이 변화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릴리는 한달치 젭바운드 정가를 약 1060달러(약 139만원)로 설정했는데 이는 위고비(1350달러)보다 약 20% 낮은 수준이다.

일라이릴리의 래너드 글래스 수석 부사장은 이날 성명에서 “비만은 과학적 증거가 많은데도 종종 선택의 문제로 치부된다. 우리는 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없애고 관리 방법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