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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투자, 조합원 지위 양도 여부 따져야[부동산 빨간펜]

입력 | 2023-11-10 03:00:00

재건축은 연립주택-아파트 등 대상
관리처분 끝나면 ‘9분 능선’ 넘어
사업진행 확실해 투자 위험 적은 편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단지가 신축 브랜드 아파트로 바뀌는 재건축은 대표적인 투자 방식으로 꼽힙니다. 낡은 아파트에 입주해 재건축을 기대하는 투자 방식을 ‘몸테크’로 부르기도 하죠. 소형 평수의 저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던 지역이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속속 탈바꿈하면서 지역 이미지 자체가 바뀌는 사례들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관리처분계획이니, 사업시행인가니 하는 어려운 단어를 듣다 보면 뭐가 뭔지 헷갈리고 어렵다는 생각만 들죠. 오늘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이런 재건축의 기본 상식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Q. 재건축과 재개발은 어떻게 다른가요?

“노후한 시설이 새롭게 탈바꿈한다는 점에서 둘은 비슷해 보입니다. 그래서 재건축과 재개발을 묶어 ‘정비사업’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하지만 개발 대상이 다릅니다. 재개발은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는 저층주거지를 대상으로 하지만, 재건축은 준공 30년이 지난 연립주택이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대상입니다.”

Q. 재건축은 어떤 절차를 거쳐 진행되나요?

“통상 사업준비단계-사업시행단계-관리처분계획단계-완료단계의 총 4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사업준비단계는 말 그대로 기본 계획을 짜고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등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사업시행단계에 접어들면 안전진단을 거쳐 조합을 설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죠. 관리처분계획단계에서는 기존 주민들이 이주하면 철거를 시작하고 분양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이후 완료단계에서는 공사를 거쳐 준공 뒤 입주를 하고, 조합을 청산해 모든 단계를 종료하죠.”

Q. 이 중 중요한 단계는 어떤 것이 있나요?

“사실상 조합 설립이 재건축의 시작입니다. 창립총회에서 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조합이 설립되는데, 시공사 선정부터 사업비 관리 등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법인을 주민들이 함께 세우는 겁니다. 이후 조합이 제시한 재건축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지자체가 검토하는 단계가 ‘사업시행인가’입니다. 건축물의 일조량과 가구별 공간 구성, 건축물이 안전한지, 소방 및 구급활동 공간이 충분한지 등을 검토하고 수정합니다.

사실 재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입니다. 내 집을 새로 짓는 것인 만큼 조합원들은 각자 공사에 드는 비용, 즉 분담금을 내게 되는데요. 재건축 전후 집과 땅의 가치를 계산해 추가분담금 혹은 돌려받는 금액을 정산하면 지자체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게 됩니다. 관리처분인가를 받게 되면 실제 공사를 제외하고 재건축 과정이 모두 끝난 셈이기 때문에 ‘재건축 9분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죠.”

Q. 재건축 아파트 투자에 관심이 있습니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아파트를 사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재건축 아파트도 일반 거래와 마찬가지로 인근 부동산 등에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을 따져야 합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이 설립된 뒤에는 10년 보유·5년 거주·1주택 가구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도 현금청산자로 분류됩니다.

다만 예외 규정으로 △조합 설립 후 3년간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거나 △사업시행인가 뒤 3년 내에 착공하지 못한 경우, 3년 이상 보유한 소유주는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게 됩니다. 조합이 설립된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최근 100억 원 넘는 매물이 나와 화제가 됐는데요, 내년이면 조합 설립 3년이 지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Q. 재건축 아파트에 들어가면 무조건 ‘대박’이 나는 건가요?

“재건축은 사업 기간이 오래 소요됩니다. 이해관계자들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변수가 많습니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서는 조합 설립이 된 후에도 재건축이 완료되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업이 시작만 한 채 지지부진하다면 사업비를 대출받은 데 따른 금융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조합원들의 부담도 더 커지게 되죠.

여유자금을 충분히 갖고 장기 투자하기 어렵다면 관리처분인가 직후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는 편이 좋습니다. 관리처분인가는 이주 직전이기 때문에 이미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상태지만, 사업 진행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적습니다.”

Q. 최근 서울에서 진행되는 재건축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에 돌입한 단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정비계획수립안이 통과됐습니다.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가 설립된 지 무려 19년 만입니다. 현재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장미1·2·3차, 잠실우성1·2·3차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사업시행인가를 거친 단지로는 은마아파트 옆에 위치한 대치쌍용1·2차, 대치우성1차 등이 있습니다. 잠실의 미성·크로바(잠실르엘)와 진주아파트(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현재 공사 중으로 내년 분양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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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