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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일자로 키웠더니… 노동력 줄고 수확량은 ‘껑충’

입력 | 2023-11-10 03:00:00

다축형 재배 도입하는 과수 농가
충남 지역 100여 농가에 도입
농약-비료 등 재료 비용 절감
방추형보다 수확량 약 2배 많아




충남 아산시 선장면에서 과수 농가를 운영 중인 이인석 씨가 왼쪽에 위치한 일반형(방추형) 사과나무와 오른쪽에 있는 평면(다축형) 사과나무를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9일 충남 아산시 선장면의 한 사과 과수원. 평범하지 않은 사과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줄기가 여러 방향으로 자라는 ‘방추형 사과나무’와는 달리, 하늘 방향으로 곧게 자라고 있었다. 업계에선 이런 사과 재배 방식을 다축형이라고 부른다. 과수원 대표인 이인석 씨(67)는 “2019년 충남마이스터대에 입학해 관련 기술을 배웠고, 다양한 과수 농가를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배웠다”며 “몇 년 지나면 이런 다축형 사과 재배가 급격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처음 300주의 사과 묘목을 재배하기 시작해 최근 1000주까지 늘렸다. 다축형 재배를 확대하면서 수확량이 늘고, 노동력이 절감되는 등 과수원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실제 충남농업기술원에서 과수 재배법을 분석한 결과 10a당 심을 수 있는 사과나무 수는 일반형 190주, 평면형 277주로 나무를 더 식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일반형이 10a당 3∼4t을 수확한다면 다축형은 6t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농약, 비료 등 재료비 투입 비용도 10∼20% 경감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재배법은 충남지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2021년 본격적인 다축형 재배가 시작됐고, 매년 관련 문의가 증가하며 충남에서만 100여 농가에 이 재배법이 도입됐다. 경북, 강원 등지에서도 재배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블루베리, 복숭아 등 다른 품종에도 다축형 재배가 도입되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은 노동력을 줄이고 수확량은 늘릴 수 있는 다축형 재배 확대 보급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억1000만 원을 투입해 다축 과원 8개소를 조성하고, 15개소(4.3㏊)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도 추진하고 있다. 재배 매뉴얼 개발 및 기계화·자동화 연구, 현장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새 재배법 보급을 지원할 방침이다. 장정식 도농업기술원 원예축산팀장은 “앞으로 평면 재배법 보급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현장 기술 지원을 통해 더 많은 농가들이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