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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악이 납북 메구미 가족에 위안 되길”

입력 | 2023-11-10 03:00:00

메구미 친구-탈북 피아니스트 함께
도쿄 한국대사관저서 음악회 열어
아키에 여사 등 고위급 배우자 참석



9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한일 납북 피해자를 위한 음악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요시다 나오야, 피아니스트 가와사키 메구미 씨가 연주하고 있다. 이날 음악회에는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비롯해 일본 정계 인사 배우자들이 참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우리 음악이 납북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요코타 메구미 같은 납치 피해자가 다시는 없길 바랍니다.”

9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저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북한에 납치돼 생사를 알 수 없는 한국과 일본 피해자를 기억하고 이들의 생환을 바라는 음악회였다. 일본 납북 피해자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1964년 출생·납북 당시 13세) 부모를 지원하는 단체 ‘아사가오회’와 주일 한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했다. 올 8월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요코타 메구미 관련 사진전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2002년 탈북한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쇼팽 ‘녹턴 20번’과 프랑스 출신 팝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먼 연주곡, 그리고 자작곡 ‘아리랑 소나타’를 연주했다. 평양에서 클레이더먼의 재즈곡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10장이나 쓰기도 했다는 김 씨는 “분단된 지 78년째라 남북이 같이 부르는 노래가 점점 잊혀지고 있지만 아리랑만큼은 세월이 흘러도 공유하고 있다”며 “요코타 씨도 아마 북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요코타 메구미의 중학교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시다 나오야, 피아니스트 가와사키 메구미 씨가 무대에 올라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했다. 특히 요시다 씨는 “중학교 때 같은 길로 학교를 다니던 요코타의 뒷모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며 “요코타가 돌아오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구미 모친 요코타 사키에 씨(87)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양국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음악회에는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비롯해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아들 나카소네 히로후미 의원의 부인 같은 일본 정계 고위급 인사 배우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