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2023.11.9.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김진표 국회의장 결재로 하루 만에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다시 발의해 정기국회 내 처리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위원장 탄핵안과 함께 보고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안도 철회돼 민주당은 이들 역시 당론으로 재발의할 예정이다.국민의힘은 탄핵안이 본회의 보고를 거친 공식 안건인 만큼 철회 수용은 불법이자 무효라고 주장하며 김 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내기로 했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1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사무처에 접수한 (탄핵안) 철회서가 처리됐느냐’는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 질의에 “그렇다. 그렇게 결재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권영진 국회 입법차장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오늘 12시 45분경 김 의장이 최종 결심을 해서 철회됐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이어 “법률적 미비인지 해석의 차이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탄핵소추에 관한 국회법 90조에 대한 특별 규정을 두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적으로 이 부분은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들이 협의해서 처리했는데, (법)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윤재옥 운영위원장은 “양당 원내대표가 협의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게는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의장님과 사무처에서 법적 조치를 했기 때문에 저희도 법적으로 대응할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장이 민주당에서 제출한 탄핵소추안 철회 건을 본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처리해버렸다”며 “우리 동의권이 침해됐으므로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빠른 시간 안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 내 (오늘) 철회된 내용과 같은 내용의 탄핵소추안이 상정돼선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까지 같이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