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타오르는 인도 경제 인도 경제성장의 마중물, 교육 소득 격차 극복 위해 교육에 올인… 인도계 리더들, 다방면에서 두각 IIT, 엘리트 양성소로 자리잡아… 압박감에 극단 선택하는 학생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이끄는 이들의 공통점은 인도계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인력의 6% 남짓을 차지하는 이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도 경제성장의 밑바탕으로 자리 잡은 뜨거운 교육열이 있다.
인도에서는 교육이 극심한 빈부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5위를 기록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7위에 불과하다. ‘0’의 개념을 발명한 국가답게 지식을 쌓아온 역사가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윤정 세종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은 “인도는 과거 한국처럼 빈부 격차를 뚫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역사적으로 수학, 철학, 과학 등 암기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도계는 이민자 집단 내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5세 이상 인도계 미국인의 75%가 대학 학사 이상의 학력 보유자다. 아시아계 미국인 중 교육 수준이 가장 높다.
이러한 교육열을 바탕으로 정계에서도 인도 출신 인사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다. 최초의 비백인계 영국 총리가 된 수낵 총리는 명문 사립고를 나와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거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역시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도 혈통이다.
하지만 과도한 교육열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학원가로 유명한 인도의 도시 코타에서는 올해에만 25명의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0년간 목숨을 끊은 학생은 100명을 넘어선다. 코타가 위치한 라자스탄주 정부는 14세 이하 학생의 학원 입학을 장려하지 않고 시험 결과를 비공개하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을 식별하는 경찰 팀이 꾸려지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