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통령실과 정부 개편 움직임 속에 김규현 국가정보원장도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어제 “김 원장의 후임을 찾고 있는데,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 교체론은 5개월 전 1급 인사를 둘러싼 파동 이래 국정원 인사를 둘러싼 유사한 내부 분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여권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 후임자로 일부 인사가 거론되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교체설은 최근 국정원 내부 인사와 관련한 불만이 제기되고 그게 일부 언론에까지 보도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까지 마친 1급 간부 인사가 닷새 만에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은 국정원이다. 당시 인사 전횡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 원장의 최측근은 면직됐지만 김 원장의 이후 추가 인사를 두고도 여전히 내부 불만이 끊이지 않으면서 파벌싸움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원장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국정원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정원 내부 상황이 이 정도라면 김 원장의 리더십에 큰 의문부호가 붙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소리 없이 비밀스럽게 일해야 할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인사 분란으로 내부가 술렁이고 그게 외부까지 흘러나온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6월 인사 파동 때 윤 대통령은 인사 번복이라는 거친 방식으로 불쾌감을 표출하긴 했지만, 김 원장에 대해선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하라”고 당부하며 재신임했다. 그런데도 인사 파열음이 그치지 않는 것은 김 원장의 조직 장악력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