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정부에 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양대 노총이 11일 윤석열 정권 퇴진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촉구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서울 도심 주요 도로가 통제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전태일 열사 53주기인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 인근에서 ‘120만 전태일의 반격! 퇴진광장을 열자!’를 슬로건으로 전국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민노총 집회에는 2만6000만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윤택근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연단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 반드시 끌어내려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만들 것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만이 잘못된 세상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에 경고한다. (노란봉투법)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신의 명줄을 물어놓겠다”고도 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30년간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온 한노총의 노동자 대표성을 인정하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투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노총 집회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김주영, 이수진 의원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집회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도심 차량 평균 주행 속도는 시속 10km 안팎에 불과했다.
소음 피해도 컸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17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시행령이 개정돼 소음 단속 기준 등이 강화된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집회였다. 한국노총 집회 최고 소음은 79dB, 민노총 집회는 최고 소음 90dB 가까이 기록해 주간 최고 소음 기준(75dB 이하)을 모두 초과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한종호 인턴기자 성균관대 프랑스어문학과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