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새커리 옹이 11일(현지 시간) 영국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 행사에서 한국어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BBC 캡처
“아리랑은 단합과 힘, 추모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6·25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우리를 잊지 마세요.”
영국의 현충일인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일인 1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 재향군인회 주최로 열린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 무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전 육군 준위인 콜린 새커리 씨(93)가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새커리 씨는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참전용사가 열창하는 아리랑이 런던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앨버트홀 바닥에는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조명이 비춰졌다. 이날 행사는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생중계됐다. BBC 캡처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 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왕실 인사들도 이 행사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런던=AP 뉴시스
행사를 중계한 BBC 진행자는 “영국에서 6·25전쟁은 1, 2차 세계대전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잊힌 전쟁’으로도 불린다. 당시 약 8만 명의 영국군이 참전했으며, 그중 1100명이 전사했다”고 설명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