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탄핵안 충돌에…657조 예산안, 올해도 기한 넘길 우려

입력 | 2023-11-12 21:34:00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3.11.8 뉴스1


여야가 이번 주 656조9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한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정기한은 다음 달 2일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30일 재발의해 다음 달 1일 표결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올해도 여야 강대강 대치 장기화 속 예산안의 지각 처리가 우려된다.

여당 내에서도 이미 “다음 달 2일 법정시한 내 처리를 목표로 하되, (안 되면)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인 다음 달 9일 전에 처리하는 것이 목표”(송언석 예결위 간사)라는 타협론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가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법정기한을 넘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R&D, 사정기관 예산 놓고 여야 격돌

12일 국회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는 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본격 시작된다. 국회는 17일까지 감액 심사를, 20일부터 24일까지 증액 심사를 벌일 예정이며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야는 연구개발(R&D) 예산 증액과 검찰 특수활동비 등 사정기관 예산 감액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R&D 예산 복원과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지역 화폐’ 예산 증액을 벼르고 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역에서 소비를 일으킬 수 있는 지역화폐 예산을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며 “R&D 예산을 회복시키고, 청년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청년 3만 원 패스 사업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지역화폐 예산을 7000억 원 증액하는 수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R&D 예산 중에서도 기초과학 분야와 청년 인건비 예산을 위주로 일부 증액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카르텔로 지적됐던 ‘나눠먹기’와 중복, 방만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안대로 삭감 기조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비서실 등의 증액된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 등은 최소 5조 원 규모로 감액하겠다고도 예고했다. 검찰과 국가정보원, 경찰 등의 특수활동비 또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밀 심사한 뒤 사용 내역이 소명되지 않으면 삭감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에서는 제대로 된 심사도 하기 전에 ‘묻지 마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발목 잡고, 민주당에 대한 수사와 감사를 훼방할 목적으로 국회 예산심사권을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핵 재추진에 특검법까지 예산 처리 뇌관으로

민주당은 예결특위 전체회의 당일(30일) 열리는 본회의에 이 위원장과 손준성 이정섭 차장검사 탄핵소추안을 다시 상정할 계획이다. 조 사무총장은 “국회 의사국에서도 탄핵안이 일사부재의 원칙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이미 판단하고 있다”며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30일과 다음 달 1일 재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하며, 그 기간을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에 맞서 13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정기국회 내에 같은 내용의 탄핵안을 재발의할 수 없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다.

민주당은 야당 주도로 올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도 이달 23일 또는 30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도록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한다는 목표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의장이 날짜만 지정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검법은 지난달 24일 본회의에 부의됐으며, 60일이 되는 다음 달 22일까지 상정되지 않으면 그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