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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美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입력 | 2023-11-13 03:00:00

“정치 양극화에 재정계획 불발 위기”
S&P-피치 이어 국가등급 하향 시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0일(현지 시간) 미국의 재정 건전성 위험 증가, 정치적 양극화 등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향후 등급 하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17일까지 미 의회가 2024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불가피한 상황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기존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미국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금리가 오른 가운데 연방정부의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조치가 없다. 재정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연방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을 유의미하게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향후 30∼90일 사이에 미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예산안을 둘러싼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의 극단 대치 또한 우려했다. 무디스는 “정치 양극화가 이어지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해 온 무디스마저 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 재정적자 및 셧다운에 대한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앞서 8월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 또한 무디스와 비슷한 이유로 미국의 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부터 미국의 국가 등급을 ‘AA+’로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11일 셧다운을 막기 위해 국방, 식품, 교통 등 일부 부문의 예산만 내년 1월 19일까지 연장하고, 나머지 부문의 예산은 같은 해 2월 2일까지 지원을 계속해 셧다운을 막겠다는 제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화당 강경파는 정부 지출의 삭감 규모가 미미하다며 모두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