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전기’ 펴낸 월터 아이작슨
“2년 넘게 주변 130명 밀착 취재
머스크 내막 정말 공정하게 썼다”
전기 바탕 ‘머스크 일생’ 영화도 제작

“일론 머스크와 그의 가족, 친구뿐 아니라 ‘적’과도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 9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다룬 평전 ‘일론 머스크’(21세기북스)를 펴낸 미국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71·사진)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머스크를 기술 발전에 앞장서는 선구자로 묘사하면서도 그에 대해 “괴팍하다”며 광인적 면모를 가감 없이 서술할 수 있었던 건 균형 있는 취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는 “난 그들(취재원)의 말을 듣기만 했다. 물론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해) 책을 펴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아이작슨은 미 시사주간지 타임 편집장, CNN방송 CEO로 일했다. 신간은 그가 2년 넘게 머스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주변 사람들 130여 명을 밀착 인터뷰해 썼다. 집필 계기를 묻자 그는 “평소 우주탐사, 지속가능 에너지,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았다”며 “머스크를 알고 친구의 소개로 머스크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고 했다.
아이작슨은 독일 출신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전기를 쓴 세계적인 전기 작가로 유명하다. 잡스는 그에 대해 “털어놓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또 신간을 통해 머스크가 세운 뇌 이식 칩 개발 기업인 뉴럴링크 임원 시본 질리스의 아이들이 머스크의 ‘사랑 없는’ 정자 기증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화제가 됐다.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게 만드는 비결에 대해 그는 “나는 말을 거의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가능한 한 침묵을 지키고, 가능한 한 주의 깊게 들으려고 할 뿐”이라고 했다.
이 책을 바탕으로 한 머스크 전기 영화도 제작된다. 로이터통신은 미 영화사 A24가 신간의 영화 판권을 샀다고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연출은 영화 ‘블랙스완’(2011년), ‘마더!’(2017년)로 유명한 미 영화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가 맡는다.
아이작슨은 다음 계획에 대해 “(미국 툴레인대 역사학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