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이집트 호텔서 숨진 채 발견 조사 결과 옆방 훈증소독 연기 탓 佛 이어 홍콩-뉴욕도 빈대 비상
세계 곳곳에서 빈대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집트 등 일부 국가에서 쓰이는 빈대 살충제의 독성 또한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월 이집트 홍해의 유명 휴양지 후르가다의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던 영국인 60대 부부의 사망 원인이 옆 방에 뿌렸던 빈대 살충제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랭커셔 출신의 존 쿠퍼 씨(68)와 부인 수전 씨(63)는 당시 후르가다 호텔에서 옆방의 빈대 살충제 연기를 마신 뒤 숨졌다. 유족은 부부가 대장균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집트 측의 발표를 믿지 않고 고국에서 검사를 계속했다.
그 결과, 랭커셔 검시소 측은 부부가 염화메틸렌이 들어간 빈대 살충제 ‘람다’의 증기를 흡입한 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결론냈다. 람다는 일부 국가에서 염화메틸렌으로 희석돼 쓰인다. 이 물질은 대사 과정에 몸 안에서 일산화탄소를 생성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각국 또한 빈대 확산을 제어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11일 홍콩 당국은 공항 철도, 최근 한국 여행에서 돌아온 한 부부의 침대 등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며 관계자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말까지 미국 뉴욕의 빈대 신고 건수 또한 총 26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