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소멸시효 지났는데 채권추심?…“갚을 책임 없다 주장하세요”

입력 | 2023-11-13 12:26:00

상반기 채권추심 관련 민원 2861건…전년대비 23.9%↑




#. 과거 통신요금을 연체한 A씨는 별다른 청구를 받지 않은 채 3년이 흘러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음을 알았다. 그런데 A씨의 채권추심을 위임받은 신용정보 회사가 최근 우편물과 전화 등으로 추심을 시작했다. 불안해진 A씨는 이미 시효가 경과된 채무를 변제해야 하는지 금융감독원에 문의했다.

#. 휴대폰 요금을 장기연체 중인 30대 B씨는 통신요금 추심을 위임받은 신용정보회사로부터 변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 통화 중 추심직원은 B씨에게 ‘카드 주인의 동의를 받으면 타인의 신용카드로도 변제가 가능하다’고 하는 등 제3자 대위변제를 유도하는 발언을 했다. B씨는 이를 불법추심으로 보고 해당 신용정보사를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금감원에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 자주 제기된 채권추심 관련 민원 사례와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은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에 따른 추심 중단을 요청하는 경우 채권추심회사가 추심을 중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A씨의 경우처럼 채권추심회사가 시효기간이 경과된 채권을 추심하는 경우 갚을 책임이 없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조언했다.

채권 시효기간은 통신채권은 3년, 상행위 채권은 5년이며 재판상 청구로 중단한 시효는 재판 확정시부터 10년이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이후라도 일부를 갚거나 재판 대응을 소홀히 하면 더 이상 시효완성 효과를 주장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은 “시효완성 이후 회사가 ‘원금의 일부를 탕감해 줄 테니 조금이라도 갚으라’고 유도하는 경우 거절하시기 바란다”며 “회사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금융소비자도 재판 절차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씨의 사례처럼 금전의 차용이나 가족·지인이 대신 채무를 갚도록 하는 제3자 대위변제를 유도하는 것은 불법채권추심에 해당되기 때문에 거절해야 한다.

금감원은 “채무자의 채무를 변제시킬 용도로 타인이 변제자금을 마련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금지된다”며 “채무자 본인도 신규대출을 일으켜 기존채무를 변제하라는 강요를 받으면 이를 거절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만일 폭행이나 협박, 강요 등이 수반된 채권추심이 있었다면 이는 형사상 범죄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신고나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빚을 상환했다면 반드시 채무변제확인서를 수령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 민원인 C씨는 한 캐피탈사로부터 채권을 양수한 대부업체에 돈을 전달해 빚을 갚았는데도 해당 대부업체에서 ‘가정의 달 특별감면 안내문’을 송부하는 등 재차 변제를 요구하자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채무변제를 완료한 경우 채권자 또는 채권추심자로부터 채무변제확인서를 교부받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며 “채무변제확인서에 채권금융회사나 채권추심회사의 대표 직인이 날인돼 있는지 확인하고 변제금액과 변제일자, 채권추심 담당자 성명 및 소속 등이 제대로 기재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무를 감면받은 경우에도 감면 후 잔존채무 내역, 감면사유, 감면일자, 채권명 및 대표 직인이 날인된 감면확인서를 교부받아 보관해야 한다.

개인워크아웃이나 개인회생 등의 채무조정 절차 중에는 채권추심이 이뤄지지 않지만 해당 변제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무조정 효력이 상실돼 채권추심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채무를 연체하는 등의 채권추심 사유가 없는데도 추심통지를 받은 경우에는 회사에 확인하거나 금감원에 문의해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채권추심 관련 민원은 올해 상반기 2861건이 접수돼 지난해 상반기(2308건)보다 553건(23.9%) 증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