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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광군제, 거래·배송 늘었지만…“소비엔 신중”

입력 | 2023-11-13 16:47:00

징둥·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 “거래 증가” 발표
자세한 수치는 공개 안해…전문가 “지출 줄고 저가 선택”




중국 경기가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쇼핑축제인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에 소비시장은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활기를 나타냈다. 다만 매출에 대한 명확한 수치가 공개되지 않고 소비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등 현지 기업과 소비자들은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분위기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은 올해 광군제 기간 거래량과 주문, 이용자 수가 모두 최대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60개 이상의 브랜드가 10억 위안(약 1814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2만개에 가까운 브랜드의 거래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징둥의 루페이 소비산업개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매출 수치가 여전히 소비에서 확실한 성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소비자들이 점점 더 이성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역시 지난 11일 0시 기준 약 400개 브랜드의 총 상품 가치가 1억 위안(약 181억원)을 넘어섰고, 3만8000개 브랜드의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자사 타오바오와 티몰 그룹은 다른 부문에서도 지난해 행사 기간에 비해 주문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당수의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군제 매출 실적에 대해 자세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배송량도 늘었다는 게 중국 국가우정국의 발표다. 우정국은 특송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지난 11일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한 약 6억4000만개의 특송소포를 집하해 새로운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도 광군제 판매 실적이 증가했다는 발표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다소 신중한 모습들이 엿보이고 있다.

AP통신은 “불안한 소비심리가 광군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쇼핑객들이 돈줄을 죄고 있다”고 전했다.

또 3000명의 중국인 쇼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이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올해 지출을 줄이거나 지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는 베인앤드컴퍼니의 조사 결과도 인용했다.

베이징의 번화가인 차오양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시겅첸씨는 AP통신에 “이전보다 고객이 적다”며 매출이 팬데믹 이전의 40%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중국인들이 예전보다 훨씬 신중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하이의 리서치회사 CMR(China Market Research Group) 설립자 숀 라인은 “광군제를 둘러싼 과대 선전과 흥분은 어느 정도 끝났다”며 “지난 9개월 동안 소비자들은 매일 꾸준히 할인을 받아왔기 때문에 소비재를 제외하고는 광군제에 큰 할인을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 컨설팅업체 WPIC마케팅의 제이콥 쿡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위기로 가전제품 등 내구재에 대한 전반적인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며 “구매자들은 부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면서 더욱 저렴한 브랜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