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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태화강… 울산시, 오페라 하우스 건립 추진

입력 | 2023-11-14 03:00:00

■ 울산 랜드마크 만든다
타당성 용역-디자인 공모 등 진행… 3000석 규모로 2028년 완공 목표
■ 정부 허가 등 넘어야 할 산도
강 흐름 막지 않는 건축법 구상하고, 사업비는 민자 유치로 확보할 계획



울산시가 지난달 연 제13회 울산광역시 공공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작으로 선정된 박주현 씨의 ‘울산 오페라 하우스(ULSAN OPERA HOUSE)’.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에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전문 공연장인 ‘오페라 하우스’가 2028년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의 공약 사업으로 정부의 하천점용 허가와 3600억 원대 사업비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울산시는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태화강(울산교 인근)에 건축 면적 1만5000㎡, 전체 면적 5만 ㎡, 지상 5층(30m)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3000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에는 음악당과 전시실 등 각종 음악 관련 인프라도 갖춘다.

현재 울산에는 공공 공연장 13곳과 민간 공연장 14곳 등 총 27곳의 공연장이 있지만, 대부분 500석 미만의 소규모라 뮤지컬 등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해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같은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절차도 단계별로 추진 중이다. 시는 올해 8월 2억2000만 원을 들여 ‘오페라 하우스 건립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고, 내년 1월 완료할 예정이다. 최근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0억 원도 확보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공공건축가 2명을 선임했다. ‘태화강 위 세계적 오페라 하우스’를 주제로 ‘제13회 공공디자인 공모전’도 열었다. 전국에서 총 65점의 작품이 응모됐고, 지난달 박주현 씨의 ‘울산 오페라 하우스(ULSAN OPERA HOUSE)’가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옹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태화강의 곡선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디자인과 울산의 지역성 등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오페라 하우스는 2026년 착공해 2028년 완공된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가하천인 태화강에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환경부 소속의 낙동강환경유역청으로부터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부대시설을 제외한 기본 건축 면적만 1만5000㎡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라 승인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한강에 인공섬 형태로 건설한 ‘세빛섬’ 사업 선례가 있다. 하지만 울산시가 추진하는 사업은 인공섬 방식으로 짓기에는 인근 태화강의 공유수면이 좁아 유수 흐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있어 정부의 허가를 낙관할 순 없다. 울산시는 둔치 공간을 활동해 건축물을 공중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건축 기술로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비도 부담이다. 공연장 건립은 지방이양 사업으로 전환돼 국비 확보가 쉽지 않다. 울산시는 자체 예산 확보와 함께 민자를 유치하고 일부 국비를 지원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건립 중인 부산 오페라 하우스가 롯데그룹에서 1000억 원을 기부받은 사례, 대구 오페라 하우스가 제일모직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사례를 분석해 민자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오페라 하우스가 문화·예술 분야의 효용성은 물론이고 관광산업에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이 같은 경제성 논리를 충분히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김두겸 시장은 “오페라 하우스를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리는 초일류로 만들 것”이라면서 “울산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울산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