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펼쳐진 녹색 필드 말고도 골프장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곳은 골프 마니아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어려운 코스로, 어떤 곳은 수없이 열리는 프로 경기로 ‘나도 프로처럼’이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으로. 그리고 어떤 골프장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린 ‘풍경 맛집’으로 유명해진 곳도 있다. 강원 경춘로에 있는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도 풍경으로 유명세를 탄 곳 중 하나다.
위치가 좋다. 서울경기 시민들의 인기 드라이브코스인 북한강변이 굽이치는 곳에 자리잡았다. 북쪽으로는 북한강에, 남쪽으로는 굴봉산 경관에 둘러싸였다. 서울에서 왔다면 지나쳤을 인기 나들이 장소 자라섬도 지근거리다. 골프장이 ‘풍경 맛집’으로 알려지다보니 골프 치러 왔다가 ‘인증 셀카’를 잔뜩 찍어가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주변 경관에 어울리도록 골프 코스가 설계된 배경에는 왕년의 골프 천재 ‘백상아리’ 그레그 노먼이 있다. 선수에서 은퇴한 후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세우고 CEO로 변신한 그레그 노먼의 사업 영역 중에 골프 코스 디자인이 있다. 제이드팰리스도 그레그 노먼이 디자인했다. 전 세계 약 100개 골프장이 그의 손을 거쳤고, 한국에서는 제이드팰리스가 유일하다.
이 그레그 노먼이 골프 코스를 건설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교란 최소화’라고 한다. 환경과 경관을 최대한 고려하고 자연적인 요소를 고려한다는 것. 재이드팰리스에도 이 같은 요소가 반영됐다고 골프장은 설명했다. 언덕의 굽이를 살린 코스나 가공하지 않은 천연 암석 등이 그대로 골프장 경관이 됐다. 다만 그렇다보니 골프장 난이도는 쉽지 않다는 게 골프 마니아들의 의견이다. 일부러 난도를 더하는 장치를 마련하긴 했지만 지난해 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클래식 우승자 홍지원의 최종 성적은 1오버파 289타였다. KLPGA투어에서 7년 만에 나온 오버파 우승이었다.
다른 골프장과 다른 이 곳의 특징 또 하나는 클럽하우스 위치다. 통상 클럽하우스는 골프장의 가장자리 어딘가쯤 위치해 있다. 그래야 접근이 쉽고 주차장 확보가 용이해서다. 제이드팰리스는 클럽하우스가 골프장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
골프장 측은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방문객들이 홀을 돌며 사방의 풍경을 볼 수 있게 했다는 것. 또 하나는 이 골프장이 신경쓰는 ‘프라이버시’ 때문이다. 각 그룹들이 골프장을 이용할 때 서로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만들다보니 자연스레 클럽하우스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고 한다.
실제 SNS 등에서 이 골프장을 이용한 후기를 검색해 봐도 ‘프라이빗’해 좋았다는 내용이 많다. 이런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기 위해 골프장 측은 이달 초까지 클럽하우스 리모델링을 했다. 라커룸 한 개 실에는 한 그룹만 쓰도록 하고 샤워 시설 등은 아예 개인 공간으로 바꿨다. 스타트하우스 내 레스토랑에서 이용 그룹 간 간섭이 없도록 공간과 시야를 완전히 차단했다. 레스토랑에서는 빈티지 와인 리스트를 재정비하는 등 고급화 전략도 구사했다고 골프장 측은 덧붙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