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서울의 확장과 서울메가시티는 다르다[동아시론/홍준현]

입력 | 2023-11-13 23:45:00

김포 등 서울 편입 검토로 ‘메가 서울’ 논의 활발
인근 도시 편입엔 재정과 행정 유불리도 따져야
단순 행정구역 확장보다 기능 연계가 핵심이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경기 김포시장이 발표한 서울 편입 추진이 정치권과 일반 국민의 관심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애당초 김포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로 경기도가 분도되면 북도로 속하든 남도에 속하든 지리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으니 차라리 서울특별시로 편입하겠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에는 서울 연계 광역교통망이 턱없이 부족하여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 신도시 주민들이 겪는 심대한 고통을 서울시의 힘을 빌려 해결해 보고 싶다는 애절함도 담겨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슈는 최근 여당 대표에 의해 김포시뿐만 아니라 서울로 통근하는 인구 비율이 높은 모든 주변 도시를 서울로 편입하여 서울의 행정구역을 확대하자는 메가서울 이슈로 확대 전환되었다. 여기에는 서울이 1963년 대확장된 이후 큰 변화가 없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었다는 이유가 덧붙여졌다.

여기서 문제는 2개의 이슈가 추구하는 정책 목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하나의 정책 문제인 양 갑론을박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의는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중심도시인 서울로의 연계 교통을 제때 확충하지 못했다는 점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이 김포시를 서울의 행정구역으로 편입하는 것이어야만 하는가? 과거 김포시의 일부 지역을 포함해서 서울 주변의 일부 지역이 생활권의 확대로 서울로 편입된 사례가 있으므로 이참에 김포시 전체를 서울로 편입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 하겠지만, 과거 사례는 지방자치가 실시되기 이전에 기초지자체의 하부 단위인 읍면 행정구역이 개편된 것인 데 반해, 이번 사례는 지방자치 실시 이후에 기초지자체 단위로 개편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즉, 경기 김포시가 서울 김포구로 전환되면 도시계획권,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등 14개 분야 42개 사무에 대한 직접 처리 권한이 사라지게 되고, 지방세목도 대폭 줄어들게 되며, 지방교부세도 받지 못하게 된다. 특히 김포시가 올해 50만 명 이상 시의 지위를 갖게 되어 추가적으로 수행하게 된 도시개발, 도시경제, 환경 등 25개 분야 약 80개 사무에 대한 직접 처리 권한 역시 포기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도농복합 형태의 시로서 특수성을 갖고 있는 김포시의 읍면 지역에 대한 교육, 세제, 도로 정비 등에 있어서의 농어촌 특례 역시 포기해야 된다. 결국 행정 통합을 통한 구역 개편은 광역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에 비해 김포시가 감당해야 할 확실한 비용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 서울과 경기의 모든 지자체의 재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서울의 행정구역 확장 논의의 핵심은 서울의 노쇠화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외국의 수도에 비해 서울의 면적과 인구가 현저히 적다는 것도 부가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단일 거대도시는 우리와 정치 행정 체제가 다른 중국이나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이집트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일본의 도쿄도나 영국의 런던광역정부와 같은 거대도시가 선진국에 있긴 하나, 이들 도시의 광역과 기초지자체 간 행정 권한 배분 체계는 서울시와 자치구 간 권한 배분 체계와는 상반된 구조로, 광역지자체는 광역 기능에 해당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기초지자체의 자율적 수행 권한이 폭넓게 인정되고 있어 서울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선진국의 대도시권은 메가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메가시티는 단일 행정체제가 아니라, 핵심 도시와 주변 지역이 행정적으론 구분돼 있으나 기능적으론 연계돼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일일생활권을 형성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대도시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영국의 맨체스터 시티리전, 프랑스의 그랑파리 메트로폴,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광역연합, 일본의 간사이 광역연합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서울이 주변 지역과 함께 메가시티로 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메가시티는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의 대도시권 강화를 통해 비수도권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인구가 전국 인구의 50%를 넘어선 우리나라의 상황은 지방 소멸의 심각성이 크게 부각되는 일본의 수도권이 전국 인구의 35%에 달하는 상황에 비해서도 훨씬 심각한 것이기에, 메가시티의 추진은 수도권보다 부산, 대구, 광주와 같은 비수도권에서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수도권 경쟁력의 확보를 위해서는 서울만이 아니라 인천과 경기, 특히 경기 도내 50만 명 이상 대도시들의 발전과 연계하는 보다 큰 틀 속에서 새로운 수도권 지방행정 체제를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