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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부산대 등 10곳… 1000억 지원 글로컬大 선정

입력 | 2023-11-14 03:00:00

통합 전제로 신청한 4곳 모두 통과
대전-대구-광주-제주-충남은 없어
국공립 지원중 33%, 사립 4% 선정
일부 사립대 “탈락 문제제기 필요”




비(非)수도권 대학에 ‘한 곳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Global+Local)대학’ 사업에 포스텍, 부산대-부산교대 등 10곳이 최종 선정됐다. 글로컬대는 학령인구 감소, 대학 신입생 감소가 지방대의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춘 지방대를 중점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2026년까지 총 30곳 안팎을 선정한다.

● 공동 신청 대학 4곳 모두 선정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스텍, 한림대 등 10곳이 최종 선정됐다. 국립대 7곳, 사립대 3곳이다. 지역별로는 △강원 경북 각 2곳 △부산 울산 충북 전북 전남 경남 각 1곳이다. 대전 대구 광주 제주 충남은 한 곳도 없었다.

예비지정 대학 중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4곳은 모두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부산대-부산교대, 충북대-교통대 등은 통합 방식을 두고 구성원 간 견해차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글로컬대 평가위원회는 이들을 포함한 4곳을 모두 선정했다. 글로컬대학위원회는 “통합 추진은 평가 지표가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방대 간 통합을 장려해 학생 감소에 대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국립대 통합이 정말 어려운 과제라는 것을 평가위원회에서 주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부산교대는 사범대와 교대를 묶은 ‘종합교원양성 대학’으로, 안동대-경북도립대는 ‘K인문 특화 대학’으로 차별화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학 통합=글로컬대 선정’이라는 공식이 확인된 만큼 내년에는 통폐합을 추진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사립대 대거 탈락… 총장들 “문제 제기 필요”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됐던 순천향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제대, 전남대, 한동대는 고배를 마셨다. 이 중 전남대를 제외한 4곳이 사립대다. 예비지정 때 사립대 간 통합 모델, 지명도 낮은 사립대가 대거 탈락했고, 이번에는 지역 유명 사립대들도 떨어졌다. 글로컬대에 지원한 94곳 중 국공립대는 21곳 중 7곳(33.3%)이 선정됐고, 사립대는 73곳 중 3곳(4.1%)이 선정됐다. 최종 선정 비율만 봐도 국립대가 월등히 높다.

한 사립대 총장은 “사립대 학생 수, 학교 수가 훨씬 많은데 선정 결과는 반대다. 총장협의회 차원에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우승 글로컬위 부위원장은 “(국립대 및 사립대 유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락 대학과 해당 지역은 후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순천향대(충남)와 전남대(광주)가 탈락하면서 이 지역은 글로컬대학을 한 곳도 배출하지 못했다. 대전 대구 제주는 예비지정 단계부터 선정된 대학이 없었다. 한 탈락 대학 관계자는 “수개월간 모든 역량을 동원했는데, 내년엔 어떻게 도전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글로컬위는 이번에 탈락한 5곳을 내년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교육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최종 선정에서 탈락한 한 대학 총장은 “이미 공개된 혁신계획서는 신선도가 떨어져 내년에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