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1차전 지고 4연승 ‘통합 우승’ 2 4차전 홈런 3방 오지환 MVP “LG왕조 시기 누릴것… 이제 시작” 美日서도 62, 38년만에 ‘한풀이’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 들어올린 구광모 구단주 LG가 13일 KT와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임찬규, 김현수, 구광모 구단주(LG그룹 회장), 염경엽 감독, 오지환(앞줄 왼쪽부터)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1990년, 1994년에 이은 세 번째 통합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뉴스1
1994년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유광점퍼를 입고 좋아했던 LG 어린이 회원들은 어느덧 중년이 됐다. 이후로 LG는 지난 시즌까지 28년간 한 번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LG가 13일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누렸다. LG 어린이 회원 출신인 투수 임찬규(31)와 고우석(25)은 눈물을 흘렸다. LG 선수단은 30년 가까이 기다려준 팬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날 잠실구장엔 2만375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LG 팬들은 “무적 LG”를 연호하며 챔피언 세리머니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프로야구 LG,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환호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프로야구 LG 선수들이 13일 눈을 상징하는 하얀색 스프레이를 뿌리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전날까지 3승 1패로 앞섰던 LG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 KT를 6-2로 꺾고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통합 우승이다. 뉴스1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가 박해민이었다면 이번 시리즈를 지배한 선수는 LG 주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이었다.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에서도 초반 0-4로 끌려가며 힘든 경기를 했다. 하지만 1-4로 따라붙은 6회 오지환이 솔로포를 날리며 경기 흐름을 바꿔 놨다. LG는 3-4까지 따라붙은 8회말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사령탑 첫 우승을 맛봤다. 현대에서 선수와 코치, 프런트로 우승했고, 2018년 SK(현 SSG) 단장으로 정상을 밟았던 염 감독은 넥센(2013∼2016년)과 SK(2019∼2020년) 사령탑 시절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 지휘봉을 잡은 첫해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데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으며 오랜 꿈을 이뤘다.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LG는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LG의 우승으로 한국, 미국, 일본, 대만에서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들이 모두 ‘한풀이’에 성공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텍사스가 창단 후 62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일본에선 한신이 38년 만에, 대만에선 웨이잔이 2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