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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보여주세요” 휴가 중 강남역 몰카범 잡은 ‘용감한 김일병’

입력 | 2023-11-14 09:33:00

지난 9일 서울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에서 시민들을 불법 촬영하다 육군 25사단 김 일병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불법 촬영 가해자(붉은 상의).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휴가를 나온 육군 일병이 서울 강남역에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범죄자를 직접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현역 군인의 용감한 모습을 제보하려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 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일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 안에서 발생했다.

A 씨는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 2층을 둘러보던 중 어떤 군인 남성분이 쭈뼛쭈뼛한 모습으로 계단을 올라오셨다”며 “그러더니 제 옆을 지나가는 남성분을 붙잡고 ‘휴대전화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려는데 군인 남성분이 다른 여성분께 ‘이 사람이 몰카(몰래카메라)를 찍은 것 같으니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확인 결과, 이 군인이 붙잡은 남성은 강남역에서 다수의 시민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건이 해결된 뒤 군인 남성분께 ‘어떻게 잡았느냐’고 물었더니 ‘계단을 오를 때 휴대전화 카메라가 켜져 있길래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잡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이 군인은 육군 제25보병사단에서 복무 중인 일병으로, 생일을 맞이해 휴가를 나온 상태였다.

A 씨는 “(당시 군인은) 긴가민가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몰카범을 붙잡고 경찰에 신고했다. 휴가 나와서 바쁜 마음에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고 진술까지 하고 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멋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 몰카범을 잡고 많은 피해자를 도와준 용감한 김 일병을 칭찬해 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제보 글에는 “김 일병에게 포상 휴가를 줘야 한다” “휴가 중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다”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