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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4명 중 1명은 변비… 그냥 두면 병 됩니다

입력 | 2023-11-15 03:00:00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노인 변비… 몸속 배출 시스템 개선해야 나아져
복합 식이섬유 ‘차전자피’ ‘발효 현미’… 식이섬유 균형 맞추고 효소 생성
부드럽고 개운하게 내보낼 수 있어




먹은 것은 잔뜩인데 좀처럼 나오는 것이 없다.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가 몸 밖으로 나가고 싶다며 아우성인데 신호만 오고 막상 변기 위에 앉으면 감감무소식. 건강에 문제가 있나 싶어 병원에 가고 변비약을 먹어도 한순간의 효과일 뿐,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쌓이기 시작한다. 화장실에 갈 생각만 하면 몸과 마음이 괴롭다.

나이가 들수록 시원하게 내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성 변비는 단순히 배출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나오지 못하는 몸속 환경을 개선해 잘 내보내는 체질로 바꿔야만 한다.





노인 4명 중 1명 ‘노인성 변비’… 삶의 질 크게 떨어트려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1명은 노인성 변비로 고통받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노화로 장 기능이 떨어지고 활동량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니 소식을 하게 돼 수분 섭취량이 줄어드는 것도 이유다. 여기에 몸에 문제가 생겨 복용하는 약물의 수가 늘어나면서 2차성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노인 삶의 질 평가에서 노인성 변비에 걸린 노인은 변비가 없는 노인보다 약 8점 낮게 나왔는데(100점 만점) 이는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 저하 수준과 비슷하다.

변비는 단순히 오래 누지 못하는 것만이 아니다. 매일 변을 보더라도 배변 시 과도한 힘이 들어가거나 찝찝하게 남는 잔변감, 복부 팽만감, 과도한 가스 등이 느껴진다면 이것 또한 변비다. 대변이 토끼 똥처럼 작은 알갱이로 나오는 경우 역시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변비 해결하려면 내 몸의 배출 시스템 개선해야
변비를 방치하면 장폐색증으로 이어지거나 변이 장에 차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천공 등을 유발한다. 또한 변이 장에 쌓이면 독소가 발생해 염증이 증가하고 면역력이 저하돼 여러 합병증의 위험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변비의 경우 딱딱해진 변이 항문과 대장 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각종 대장 항문 질환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변비의 경우 단순히 배설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변비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이미 망가져 버린 몸속 배출 시스템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변비가 심해서 병원에 방문해 약을 처방받아도 순간의 배출만 이뤄질 뿐 변비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또한 만성 변비로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장 스스로의 기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변비를 해결하려면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망가진 장 기능을 강화해 스스로의 배출 시스템을 개선해야만 한다.





복합 식이섬유 ‘차전자피’… 꽉 막힌 아랫배 개운하게
노인의 변비는 만성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식습관 개선이 최우선이다. 이때에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복합 식이섬유가 풍부한 ‘차전자피’다.

차전자피는 질경이 씨앗의 내피로 식이섬유를 80% 이상 함유하고 있다. 또한 수용성과 불용성 두 개의 식이섬유를 모두 함유한 복합 식이섬유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만나면 물에 녹아 젤리 형태로 변하게 한다. 이로 인해 변이 부드러워지도록 도움을 주고 대변이 장을 지나면서 담즙으로 배출된 콜레스테롤이나 체내의 노폐물 등을 흡착해 데리고 나간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고 위장을 그대로 통과하며 수분을 흡수해 최대 40배 팽창한다. 따라서 대변의 부피가 증가해 장에 자극을 줘 장운동을 촉진한다. 즉, 차전자피에 담긴 두 가지 식이섬유가 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양을 늘려 빠르게 내보내는 데 도움을 준다. 한 연구에서는 만성 변비가 있는 170명의 환자에게 차전자피를 2주 동안 하루 두 번 섭취하게 했더니 대변의 수분 함량과 무게, 총 배변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차전자피는 다양한 효과를 나타낸다. 타닌 성분이 함유돼 있어 중성지방을 분해하고 혈액 속 지방 제거와 분해에도 탁월하다. 다량의 식이섬유가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지 않고 배출될 수 있도록 하고 소화 속도를 늦춰 당수치가 갑자기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쾌변 원한다면 ‘1대3 법칙’을 기억하라
시원하게 비워내고 싶다면 식이섬유의 1대3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수용성 식이섬유 1에 불용성 식이섬유 3 비율이다. 차전자피는 수용성 식이섬유 70%, 불용성 식이섬유 30%로 이뤄져 있어 이와 반대된다. 불용성 식이섬유를 채워줘야 그 진가를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차전자피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에 불용성 식이섬유를 약간만 채워주면 수용성과 불용성의 비율은 맞춰지고 양은 많아져 확실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현미는 대표적인 불용성 식이섬유로 차전자피와 함께 섭취하면 1대3의 비율이 완성된다.





채소를 많이 먹는데 왜 변비일까?
나이 들어 속이 부대끼면 육류보다 채소를 찾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도 노인성 변비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왜일까? 바로 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화는 배출의 첫 시작이다. 노화로 소화기관의 힘이 약해지면 섭취한 음식물이 충분히 분해되지 않고 영양소는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채소를 많이 먹어도 변비에 시달린다면, 배출과 더불어 소화 개선에도 신경 써야 한다면 발효 현미에 주목해 보자.

현미는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영양소의 체내 흡수를 도와 먹은 것이 우리 몸에 유익하게 사용되도록 돕는다. 현미를 발효하면 발생하는 다량의 효소가 음식물을 잘게 부숴 장에서 영양분을 소화 및 흡수하기 유용한 형태로 만들어 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음식물의 영양소만 쏙쏙 빨아들이고 불필요한 찌꺼기는 대장으로 내려보낸다.





부작용 없는 차전자피, 오래 먹을수록 효과 좋아
변비 해결에 가장 좋은 것은 대변이 자연스럽고 시원하게 나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상시 차전자피나 현미와 같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면 좋다. 이러한 방법은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약물 복용이나 관장으로 대변을 억지로 내보낸다면 그저 배설만 했을 뿐, 내 몸이 변하지 않으면 다시 쌓이기 마련이다. 차전자피와 현미는 먹자마자 신호가 오는 처방제가 아니다.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 배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외부의 자극에 의한 배출이 아닌 내 몸이 스스로 소화하고 밀어내는 개운한 쾌변을 이룰 수 있다.

차전자피는 섭취 시 특별한 부작용은 없지만 수분을 끌어들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 만약 수분을 적게 섭취하면 팽창하기 위해 체내의 수분을 빨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인 변비가 심해지면 생기는 문제- 장이 막히는 ‘장폐색’
- 하루 종일 이어지는 ‘복부 불편감’
- 변이 장에 차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천공’
- 장천공에 따른 ‘복막염’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