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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의원 “한중 배터리 합작 우려…IRA 기준 강화해야”

입력 | 2023-11-14 14:51:00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1월 스위스 다보스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다보스=AP 뉴시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사진)이 한중 전기차 배터리 합작 사업을 거론하며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에 대한 중국의 우회로를 차단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규정인 ‘해외우려기업(FEOC)’ 기준을 연내 공개할 계획인 가운데 배터리 소재에서 중국 기업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상원 에너지위원장인 맨친 의원은 13일(현지 시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 모로코와 조인트벤처나 투자 등 형태로 사업 기회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극심한 우려를 표한다”며 “가장 강력한 FEOC 규정을 세워야 미 납세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RA 보조금은 내수 기업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동맹, 친구들을 위한 것”이라며 “이것을 ‘광물 세탁’에 관여한 적국들에게 도둑 맞아선 안된다. 무역법을 우회하고 세계 시장을 약탈하는 중국의 오랜 역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중국 업체들이 올해 한국 기업들과의 합작 투자 등으로 총 45억 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미국의 보조금 제한 규정을 우회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IRA는 2025년부터 배터리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관계없이 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사용하면 전기차 세액 공제 적용을 받을 수 없다. 미국은 지난해 말 발표한 IRA 백서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FEOC로 지정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합작 기업의 경우 중국 측 지분에 따라 FEOC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FEOC 기준을 좁게 설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앞서 미국 2위 자동차기업 포드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미국 미시간주에 합작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중국 업체의 IRA 우회를 돕는다는 비난에 시달리며 9월 결국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