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이 군대 내 성범죄 피해자에게 군형법을 적용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지만 헌법재판소가 부당한 조치라며 이를 취소했다.
헌법재판소는 부사관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상급자 B씨와 자신의 숙소에서 두 차례 성적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A씨는 “B씨와는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에 있었고 자신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에 해당한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B씨는 2020년 1∼3월 A씨를 유사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의 2차례 추행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헌재는 “A씨와 B씨의 지위나 업무상 관계, 이번 범행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 범행 당시의 정황 등을 볼 때 A씨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의 피해자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기소유예 처분은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에 해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