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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해도 집 못 사”…베트남 청년에게 나타난 ‘이 현상’

입력 | 2023-11-14 15:35:00

최소한의 일만 하고 누워있는 '탕핑족'
호찌민 아파트 평균 가격, 가구 연봉의 32배
SCMP "높은 집값·생활비에 청년들 불안"




저임금과 치솟는 집값으로 고통받는 베트남 청년들 사이에서 ‘탕핑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탕핑족이란 중국에서 시작된 신조어로, 열심히 해도 대가가 없는 사회에서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일만 하고 누워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높은 집값과 생활비로 불안해하는 일부 베트남 청년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베트남 청년 사이에서는 ‘일이 지겨우시죠?’라는 가입 질문에 동의하면 들어갈 수 있는 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인기다. 회원 수는 약 83만명에 이른다.

이 페이지에서 청년들은 낮은 월급을 받은 통장 사진과 직장 상사, 동료에 대한 이야기 등을 공유한다.

영국의 부동산컨설팅회사 세빌스가 지난 7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 가구 평균 소득은 월 1500만 동(약 81만7500원)이다. 반면 도시 호찌민에 있는 아파트 평균 가격은 57억 동(3억 1065만원)으로, 가구 평균 연봉의 약 32배에 이른다.

호찌민에 살고 있는 22세 여성 지앙 판은 “디자이너로 일하기 위해 도시에 왔다. 영어 강사로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고 있다”며 “월급으로 총 1300만 동(약 70만8500원)을 버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낸다”고 토로했다.

하노이에 있는 한 대학에서 연구조교로 일하고 있는 칸 도(22)는 월급으로 1000만동(약 54만5000원)을 받는다.

그는 “도시 변두리의 저렴한 아파트를 빌려 산다”며 “돈이 많지 않아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SCMP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주거 문제”라며 “많은 사람이 경제적 이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