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학교’ 소년수 10명 내일 응시 “교육 통해 바른 길로 가도록 해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 있는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은 16일 교도소 안에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사회에 나가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진정한 갱생이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책상 12개가 놓인 교실에선 푸른 수형복을 입은 소년수 10명이 EBS 수능 교재를 펼쳐 놓고 공부하는 중이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김종한 사회복귀과장은 “교도관 생활을 33년 동안 하면서 소년수가 재범을 저질러 재수감되는 걸 여러 차례 봤다”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장 제의가 왔을 때 승낙했다”고 말했다.
소년수들에게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김민선 씨(20)는 “처음에는 숙제도 제대로 못 해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쪼개 자습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검정고시반 영어 수업을 담당하는 임진호 교도관(29)은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여럿 달렸더라”며 “읽은 후 마음이 상한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안 변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자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내년에 수능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김영우 인턴기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