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메디시스상 받은 한강 작가 “수상보다 소설 끝내는게 더 행복 상패 없는 시상식 재미있었다”
한강 소설가는 14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집필 과정에 대해 “물론 쓰는 게 고통스러웠지만 제주 4·3사건 유가족에 비하면 아주 작은 하찮은 고통”이라고 했다. 뉴시스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는데요. 이 상(메디시스 외국문학상)도 받을 거라 예측 못 했습니다. 하하.”
소설가 한강 씨(53)는 14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벨문학상에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수줍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2016년 연작소설집 ‘채식주의자’(2007년·창비)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9일(현지 시간)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문학동네)로 프랑스 메디시스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한 씨는 “작가가 글 쓰는 건 결과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상을 받는 순간보단 소설을 완성한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메디시스상은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외국문학상은 1970년 제정된 이래 체코 출신 소설가 밀란 쿤데라(1929∼2023),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1932∼2016) 등이 받았다. 한 씨는 “식당에서 샴페인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 게 전부일 정도로 자유로운 시상식이었다”며 “상패도, 선정 이유도 없는 시상식은 참가한 적도, 본 적도 없어 재밌었다”고 했다.
한 씨는 다음 계획에 관해 “원하지 않았으나 받았고, 결국엔 반납해야 하는 ‘생명’에 대해 쓰고 싶다”며 “밝은 소설을 쓰고 싶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