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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영상처럼 보는 시대… 비주얼로 승부”

입력 | 2023-11-16 03:00:00

CJ ENM 제임스 리 A&R팀장
작곡가-가수 등 사이 조율자 역할
“무대 배경 보고 누가 노래할지 골라”
스우파2 음원, 빌보드 진입 성공도




올 9월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와 래퍼 이영지가 함께 부른 노래 ‘Smoke’가 빌보드 200에 진입하자 가요계에선 ‘고무적’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이 곡이 가수의 정식 발표곡이 아니라 지난달 31일 종영한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2’(스우파2) 미션에 맞춰 선보인 음원이기 때문이다. 이 곡은 안무 챌린지로 인기를 얻으며 ‘방송용’ 음원이 빌보드 메인 차트까지 진출했다.

이런 성과를 낸 데는 CJ ENM 소속 제임스 리 A&R팀장(사진)의 역할이 컸다. A&R은 프로듀서, 작곡가, 가수 등의 의견을 조율해 곡을 감수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 마포구 CJ ENM 본사에서 14일 그를 만났다.

미국 유명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 출신인 그는 2016년 CJ ENM에 합류했다. ‘Smoke’는 어떻게 나오게 된 걸까. 그는 “방송 PD들에게 촬영 무대나 배경 사진 등을 먼저 받았다”며 “스트리트 댄스 배틀이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프로듀서 목록을 뽑은 뒤 그중 다이나믹 듀오와 무대 비주얼에 대해 소통하며 곡 작업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래퍼 이영지를 투입한 것에 대해선 “지금 주목받는 힙합 가수가 참여해 시너지를 내면 좋겠다는 제작진 의견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A&R로서 ‘교두보’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령 방송 PD들이 ‘이 장면은 파란색이 연상되는 시원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하면 그 이미지를 가장 잘 살리는 음악을 제작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한다. 그는 “가수와 PD, 작곡가와 작사가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윤활제가 되는 동시에 대중에게 강렬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테일을 잘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요즘 팬들은 음악을 영상 보듯 즐긴다”며 “음악과 영상이 시너지를 내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