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지난 50년간 남성 정자수 50% 감소… OOO가 원인”

입력 | 2023-11-16 10:52:00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적으로 남성들의 정자 수가 지난 50년 동안 50%가량 감소한 이유가 식품 속에 들어간 살충제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조지 메이슨대학의 공중보건대 학장 멜리사 페리 연구팀은 남성의 정자 수 감소가 음식에 들어있는 유기인산염과 N-메틸 카르바메이트와 같은 살충제 성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환경보건저널(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21개 연구기관이 성인 남성 1774명을 대상으로 42가지의 요인을 적용해 분석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살충제 성분들은 남성의 성호르몬을 직접적으로 방해하고, 고환의 세포를 손상시키면서 정자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을 변경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살충제에 많이 노출되는 농업 종사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남성들보다 정자의 수가 현저히 낮다고 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페리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정자 농도는 약 50% 감소했다”며 “사람들이 유기 인산염에 폭넓게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고 있는 화합물인 유기인산염은 신경가스, 제초제, 살충제의 주요 성분이며 플라스틱 및 솔벤트 제조에도 사용된다. N-메틸 카르바메이트의 경우 뇌와 신경계를 손상해 곤충들을 죽이는 화합물로, 밭작물 및 과일·채소들을 재배할 때 쓰는 살충제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페리 교수는 “우리는 주택과 아파트를 지을 때는 물론 장식용 잔디 유지 관리에도 이런 성분들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다”며 “이런 제품들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유기인산염에 비교적 널리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유타대학교 의대 외과 및 비뇨기과 교수 알렉산데 파스투차크 교수 또한 이번 연구와 관련해 “이러한 살충제들이 가임 능력, 특히 남성들의 생식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자 수 감소를 막기 위해 살충제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라고 권고했다.

미국에서 독성 화학·오염 물질을 연구하는 생태독성학자 알렉시스 템킨(Alexis Temkin)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이 유기농 식단을 섭취할 경우 소변 내 살충제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며 “경제적인 이유로 유기농 제품을 구할 수 없다면 채소나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물로 철저히 씻는 것을 추천한다”고 권고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