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예지. 뉴시스
‘가스라이팅’과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배우 서예지 씨(33)가 광고주에게 모델료 일부를 돌려주게 됐다. 다만 법원은 학폭 논란으로 인한 위약금 청구 건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승우)는 지난 10일 유한건강생활이 서 씨와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소속사가 2억 2500만원과 지연이자를 광고주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광고모델계약은 모델의 대중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고, 서 씨와 같은 대중 연예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일반 대중에게 제공함으로써 소득을 얻는 직업인 바, 사생활 보호에 관한 권리를 어느 정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사건 의혹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서예지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해, 원고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새 광고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교섭 단계에서 서 씨로 하여금 과거에 있던 품위유지 위반 행위를 밝힐 것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면 이는 헌법상 중대한 기본권 침해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 씨는 2020년 1월경 유한건강생활 측과 4억 5000만 원 상당의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유산균 제품의 방송광고를 방영했다. 하지만 2021년 4월 서 씨의 소위 ‘연인 가스라이팅’ 논란과 학교폭력, 허위 학력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계약에 문제가 발생했다.
유한건강생활 측은 계약 내 일부 조항을 근거로 서 씨와 소속사 측에 각각 12억 5000만원, 15억 원의 위약금 등을 청구했다.
해당 광고 계약 조항에는 “광고모델로서 품행이 광고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현행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인으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로 인해 광고 효과를 감소시키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외에도 ‘품위를 해치는 행동’의 예시에는 학교폭력 등의 예시 사항이 상세히 기재됐다.
이날 서예지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입장문을 통해 “제기된 학교폭력 등의 의혹은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일방적 의혹”이라며 “다만 의혹의 제기 자체로 인해 광고주의 신뢰가 깨졌다는 이유로 약정에 따른 모델료 일부 반환을 인용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배우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무분별한 비난을 삼가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