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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업체 40대직원, 따돌림·모욕 때문에 목숨 끊었나 ‘파문’

입력 | 2023-11-16 15:09:00

8살·5살 남매둔 40대 가장, 파견 근무 몇 개월 만에 스스로 삶 마감
유족 “여기저기 호소해도 따돌림 사라지지 않고 모욕감만 더 생겨”
사측 “원래 팀 복귀를 권해봤는데…, 외부 노무사 선임 진상조사중”




전남 여수국가산단 한 업체에서 일하던 40대 생산직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유족들이 직장 내 따돌림과 모욕 등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16일 유족측에 따르면 여수산단내 대기업 공장에서 일하던 A(40대)씨가 합작회사에 파견 배치된 수개월만인 지난달 28일 여수시 2청사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건강상 이유로 합작회사에 파견됐으나, 지난 9월께 공장 정비 기간 동료 직원과 교대 근무가 아닌 주간 근무에 들어가면서 부터 따돌림이 시작됐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아내와 8살 아들, 5살 딸을 둔 가장인 A씨는 친척을 통해 견디기 어려운 점을 호소했고, A씨의 처지는 공장 간부와 인사팀에 전해졌다. 또 노동조합관계자와 상담도 했다.

하지만 어렵게 전달된 A씨의 사정은 몇차례 대화후에도 분리 및 부서 이동 등 특단의 대책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도움을 줬던 친척에게 “직원 사이 분쟁 정도로만 인신하고 있고, 신체상 건강상 부서를 옮긴 것인데 다시 원래 팀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회사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해줄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스스로 잘 풀겠다”고 말한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

공장 간부와 노조 관계자에게 호소했으나 조치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이 사실이 동료에게 알려지면서 따돌림과 미움, 비아냥거림으로 돌아오면서 더는 참기 힘들었을것이라는 게 유족 측 판단이다.

유족 측은 SNS 대화자료와 녹취록, 동료 진술 등을 근거로 최소한 직장 내 모욕 행위가 분명히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5일 오후 여수경찰서에 모욕죄 혐의로 A씨에게 욕설 등을 했던 직장 동료를 고소했다.

이어 여수노동청,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공장 측과 관리자, 또 다른 동료들에 대해서도 조사의뢰 할 방침이다.

유족 관계자는 “일부 동료 주도하에 이뤄진 따돌림으로 심리적, 관계적 고립 상태에 빠졌고 여러 사람에 의해 험담과 모욕을 당하면서 생긴 모멸감, 사실 왜곡, 과장, 협박 등이 더 극복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았다”면서 “어린 두 아이의 아버지가 가족을 남기고 떠나야 할 정도로 모멸감을 느끼면서 설 자리를 잃고 비극적으로 생과 사를 선택하게 됐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유족 관계자는 “모욕을 줬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서에 수사 의뢰했으며, 죽음의 사유와 억울함을 풀기 위해 동료들부터 직장 상사, 사측 등 하나하나 되짚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장 측 관계자는 “파견 근무 후 일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원래 팀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했으나, A씨가 그냥 있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로 있다”면서 “추후 관련 내용을 전해 듣게 됐고, 외부 노무사를 선임해 정확한 전후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