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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신도시 발표에 오산은 ‘들썩’, 이미 뜬 용인-구리는 ‘신중’

입력 | 2023-11-17 03:00:00

오산 주변 아파트 검색 순위 급등
“반도체 클러스터 등 배후수요 탄탄”
용인, 반도체 특수 이미 집값 반영
구리도 매수-매도 문의 많지 않아



경기 오산시 서동 일대에서 바라본 오산세교3지구의 모습. 정부는 15일 이 지역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지정했다. 오산=뉴스1


이달 중 분양을 앞둔 경기 오산시 궐동 ‘오산세교파라곤’(1068채). 15일 정부가 신규 택지로 발표한 오산세교3지구(3만1000채)와 붙어있는 이 단지는 16일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서 전국 아파트 중 검색 순위 2위에 올랐다.

신규 택지 발표와 함께 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평택역 연장안을 광역교통대책으로 언급하며 오산역 인근의 이 단지가 수혜 단지로 꼽힌 것이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평소 하루에 2, 3건 오던 부동산 문의 전화가 발표 직후 수십 건으로 증가했다”며 “아무래도 반도체 클러스터 등 배후 수요가 탄탄한 곳이기 때문에 관심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 오산 용인 등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에 4만7000채 규모 ‘미니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인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미 반영된 지역도 있어 집값 상승, 거래량 증가 등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신규 택지로 지정된 용인이동지구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반도체 이슈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감은 이미 반영된 상태라 어제 오늘 매수 문의가 많지 않았다”며 “본인의 토지나 영업장이 수용당할지도 모른다는 토지주들의 불안감이 더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반도체 국가산단 인근 단지인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6800채)에서는 전용 84㎡ 매매가가 3억1000여만 원에서 올해 3월 반도체 산단 발표 이후 4억7500만 원에 거래되며 1억5000만 원 넘게 뛰었다. 3월 이 단지에서 매매 계약된 거래 110건 중 30.9%에 해당하는 34건이 해지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반도체 특수’ 기대감에 매수자에게 받은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며 당시 집주인들이 계약을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산세교지구와 인접한 오산역 인근은 준공 20∼30년이 넘었거나, 아직 입주하지 않은 신축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에 따른 수혜를 입기에는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 전용면적 84㎡가 2억∼3억 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매매 가격도 낮아 문의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에, 서울에 인접해 있다는 입지를 내세운 구리토평2지구 역시 즉각적인 매수·매도 문의는 많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문의하는 전화는 있었지만 집을 내놓거나 사겠다는 문의는 없었다”며 “택지가 발표됐다고 해도 바로 개발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금리가 오르며 다시 집값 오름세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당장 신규 택지가 지정됐다고 집값이 크게 요동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국지적으로 상승 거래가 나오거나 호가가 오를 수는 있지만 현재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 수요가 크게 몰리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