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 Joe Biden and China's President President Xi Jinping walk in the gardens at the Filoli Estate in Woodside, Calif., Wednesday, Nov, 15, 2023, on the sidelines of the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ve conference.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군사 소통 채널을 전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8월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끊긴 군사채널을 복원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인 ‘좀비마약’ 진통제 펜타닐의 서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했지만, 두 정상은 대만 문제와 수출 통제 등 주요 현안에선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이번 회담 결과를 두고 1년 만의 주요 2개국(G2) 정상회담 성과치곤 초라하다는 평가도 많지만, 그간 경제·기술·군사 등 전방위에 걸쳐 대립했던 미중이 관계 안정화를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진 두 개의 전쟁으로 국제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미중 간 지나친 경쟁이 오판과 우발에 의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 세계가 우려해 왔다. 이런 위기감 속에 일단 양국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협력의 공간을 만들어 나가기로 뜻을 같이한 것이다. 미국 대선을 1년 남긴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의 경기 침체에 직면한 시 주석도 더더욱 안정적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중 협력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체제와 이념이 다른 강대국 간 경쟁은 불가피한 게 국제정치 현실이다. 그간 불거진 수많은 핵심 쟁점이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넘겨진 것도 그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구는 두 나라가 모두 성공할 만큼 충분히 크다”며 G2 공동의 세계질서 주도를 위한 ‘중국의 자리’까지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 역시 평행선이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모든 당사자는 북한의 합당한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며 북한의 주장을 두둔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