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여자친구를 때려 기절시킨 뒤 입막음을 위해 목졸라 살해한 30대 전직 해양경찰관이 성범죄 관련 전력을 가지고도 임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직 해양경찰관 최모씨(30)는 지난 8월15일 오전 5시29분쯤 전남 목포시 하당동의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여자친구 A씨(30)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다.
최씨는 A씨가 기절 상태에서 회복돼 경찰에 신고를 하면 범행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사건 당시 목포해경 소속이었던 최씨는 임용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A씨는 임용 시험 전 성 관련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 방조 혐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었다.
이후 2021년 5월부터 11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대구 등의 모텔로 찾아가 성관계 영상이나 마사지 영상 등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자들은 SNS에 성관계 영상을 게재하기 위해 모집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을 맡은 창원지법은 최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해당 범죄전력을 가지고도 해경 채용에 지원했고, 시보순경이 됐다.
해경 채용은 응시지원자들의 범죄 전력을 조회하지만, 경찰공무원법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을 서류전형 내 결격 대상으로 본다.
최씨가 저지른 음란물유포 방조죄는 성폭력 범죄에 해당이 되지 않아 채용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6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해자 가족은 최씨가 해양경찰이기 때문에 위험한 일도 없을 것이고 안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최씨로 인해 피해자는 가족과 친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 최씨는 시민의 안전과 법질서를 지켜야 하는 사람으로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씨는 우발적 범죄를 주장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잔혹하게 피해자를 살해했다. 최씨는 단지 경찰직을 잃지 않기 위해 피해자를 살해했다. 개전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유족도 “동생이 최씨를 만난다고 했을 때 해양경찰 공무원이니 잘해보라고 했던 것에 가족들 모두 후회하고 있다. 최씨는 동생을 집요하게 괴롭혔고, 과도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유족은 “CCTV를 보면 A씨는 식당에 가기 전에 최씨가 인근 숙박업소로 가려는 것에 거부하는 몸짓을 보였다”며 “안마시술소에서 알몸으로 검거된 점, 1차 범행 후 음식값을 결제한 점을 볼 때 우발적인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씨에 대한 선고는 12월21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