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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노인에 외투 입혀준 직장인 여성…돌려받지 않고 자리 떠나

입력 | 2023-11-17 10:05:00

채널A


차가운 길가에서 쓰러진 노인에게 외투를 벗어주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곁을 지키다가 외투를 돌려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 여성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됐다.

채널A가 단독으로 입수해 16일 보도한 영상을 보면, 한파특보가 내려진 7일 오전 서울 은평구의 한 인도에서 잠옷과 슬리퍼 차림의 노인이 비틀거리다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현장을 목격한 여성은 노인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 근처에 앉힌 뒤 자신의 외투를 벗어줬다. 여성은 노인의 옆에 앉아 따뜻한 음료와 핫팩을 쥐여 주고 약 20분간 자리를 지켰다. 여성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노인을 인계하고 외투를 돌려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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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인의 곁을 지킨 여성은 출근 중이던 직장인 김선 씨라고 채널A는 전했다. 쓰러졌던 노인은 치매를 앓던 80대 남성으로, 현장에서 500여 m 떨어진 집에서 나와 거리를 헤매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채널A에 “몸을 많이 떨고 계셨고, 일단 옷을 입혀드렸다”며 “너무 추우신 것 같아서 옆에 붙어 앉으면 좀 따뜻할까 봐, 붙어 앉아서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따님이) 말씀하시면서 너무 우셨다”며 “(제가) ‘아버님이 안전하게 가셔서 너무 다행이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분이 만약 조금 더 있었다면 추위로 인해 동사 될 수도 있었다”며 “경찰이 올 때까지 계속 보살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