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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ML 도전·함덕주 FA·정우영 수술…LG, 승리조 재편하나

입력 | 2023-11-17 13:31:00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9회초 LG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LG가 5대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23.11.8/뉴스1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 됐던 불펜이 싹 바뀔 수 있다. 주축 승리조 투수들이 해외 진출, 수술, 프리에이전트(FA) 등을 이유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KT 위즈를 꺾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LG는 나흘 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총액 130만달러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과 선수단이 ‘LG 왕조’ 시대를 열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는데, 그 첫 퍼즐로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은 오스틴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우승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강력한 1선발급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던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출발이 나쁘지 않다.

다만 승리조 재편이라는 생각보다 큰 과제가 주어졌다. 최악의 경우, 그동안 뒷문을 책임졌던 핵심 투수 3명이 내년 시즌 개막전에 볼 수 없을 수 있다.

15일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이 우측 팔꿈치 뼛조각 골극 제거술을 받았고, 16일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에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 의사를 전달했다. 여기에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가 17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그 권리를 행사할지를 신청해야 하는데, 함덕주도 FA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수술대에 오른 정우영은 내년 전반기 안에 복귀할 수 있고, 고우석과 함덕주는 각자 새로운 팀으로 떠날 여지가 있다.

3명 모두 LG 마운드를 지탱해 왔던 핵심 투수들이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7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 LG 함덕주가 kt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무리, 기뻐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함덕주는 올해 정규시즌 57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팔꿈치 통증으로 8월 말부터 약 두 달 간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한국시리즈를 통해 복귀,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2.70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각각 세이브왕, 홀드왕에 올랐던 고우석과 정우영은 올 시즌 다소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고우석은 44경기 3승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고, 정우영은 60경기 5승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등 기량이 검증된 두 투수이고,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이들이 동시에 이탈하게 된다면,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LG 불펜도 전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베테랑 김진성과 올 시즌 두각을 보인 유영찬, 백승현 등이 있지만 핵심 불펜 투수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기 어렵다. 또한 선발과 불펜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이정용까지 군 복무로 팀을 잠시 떠난다.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등판한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0/뉴스1

LG로선 정우영이 빠르게 재활 과정을 마치고, 함덕주와 고우석이 잔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구단 내부적으로 함덕주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또 다른 내부 FA인 선발 투수 임찬규와도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두 FA를 무조건 붙잡기 위해 적지 않은 ‘당근’을 제시할 전망이다.

다만 고우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고우석 측과 만난 뒤 차명석 단장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위에 보고한 뒤 답을 주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고우석은 ‘처남’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처럼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자격을 갖췄다. 이 과정을 거치려면 반드시 구단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LG 구단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고우석은 한 시즌을 더 뛰면 포스팅 시스템 없이 국내외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FA가 된다. 그러나 이 경우는 고우석이 해외 진출을 마친 뒤 국내로 복귀할 때 LG를 비롯해 전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선수는 다시 KBO리그에서 뛰려면 원 소속 구단과 계약해야 한다. LG로선 현명한 답은 찾아야 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