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9회초 LG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LG가 5대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23.11.8/뉴스1
지난 13일 KT 위즈를 꺾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LG는 나흘 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총액 130만달러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과 선수단이 ‘LG 왕조’ 시대를 열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는데, 그 첫 퍼즐로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은 오스틴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우승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강력한 1선발급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던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출발이 나쁘지 않다.
15일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이 우측 팔꿈치 뼛조각 골극 제거술을 받았고, 16일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에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 의사를 전달했다. 여기에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가 17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그 권리를 행사할지를 신청해야 하는데, 함덕주도 FA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수술대에 오른 정우영은 내년 전반기 안에 복귀할 수 있고, 고우석과 함덕주는 각자 새로운 팀으로 떠날 여지가 있다.
3명 모두 LG 마운드를 지탱해 왔던 핵심 투수들이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7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 LG 함덕주가 kt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무리, 기뻐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이들이 동시에 이탈하게 된다면,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LG 불펜도 전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베테랑 김진성과 올 시즌 두각을 보인 유영찬, 백승현 등이 있지만 핵심 불펜 투수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기 어렵다. 또한 선발과 불펜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이정용까지 군 복무로 팀을 잠시 떠난다.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등판한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0/뉴스1
구단 내부적으로 함덕주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또 다른 내부 FA인 선발 투수 임찬규와도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두 FA를 무조건 붙잡기 위해 적지 않은 ‘당근’을 제시할 전망이다.
다만 고우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고우석 측과 만난 뒤 차명석 단장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위에 보고한 뒤 답을 주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다.
고우석은 한 시즌을 더 뛰면 포스팅 시스템 없이 국내외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FA가 된다. 그러나 이 경우는 고우석이 해외 진출을 마친 뒤 국내로 복귀할 때 LG를 비롯해 전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선수는 다시 KBO리그에서 뛰려면 원 소속 구단과 계약해야 한다. LG로선 현명한 답은 찾아야 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