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현장 시민·주민 센터 직원 모두 답답함 토로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어이가 없다"
“오늘까지 초본을 안 내면 벌금 몇십만 원을 물어야 해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앞. 주민등록 초본을 떼러 왔다는 양모씨는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행정 전산망 마비’로 이날까지 제출해야 할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법인 관련해 갱신해야 할 서류가 있다. 다른 서류만 먼저 내고 오늘 발급 못 받은 서류는 나중에 제출하는 걸로 요청해야 할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부터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새올’ 전자민원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뉴시스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는 서류 발급이 필요한 민원인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전산망이 안돼서 인감증명서를 못 뗀 건 처음인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 건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안에서 전산망 복구를 30분째 기다리고 있다는 한 민원인은 “전입신고를 하러 왔다”며 “세입자들은 전입신고로 확정일자를 빨리 받아야 선순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며 “내일부터는 또 주말이니까 오늘 안에 꼭 전입신고를 하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로구로 이사와 이날 전입신고를 하러 왔다는 양정례(65)씨도 당혹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산이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행장 전산이 고장 나면 누군가는 사업상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행정소송을 해야 하는 건가. 정부가 이걸 어떻게 보상할지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서류를 발급하러 온 민원인들을 돌려보내느라 분주했다. 전화로 관련 문의를 하는 민원인들에게 서류 발급 불가 사실을 알리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직원도 있었다.
한 주민센터 직원은 “내부 행정망이 안 돼서 다른 업무도 다 마비된 상태”라며 “전산망이 복구돼서 민원인들을 다시 불렀는데, 잠깐 사이에 또 다운됐다. 두 번 발걸음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저희도 복구 시점이나 원인을 전달받은 게 없어서 답답하다”며 “아침부터 지금까지 15명 정도 민원인이 복구되면 연락을 달라고 이름을 적어 놓고 갔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도 오후 들어 서비스가 전면 중단돼 사실상 공공기관의 민원서류 발급이 올스톱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