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합성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펜타닐과 관련해 생산 장비와 원료인 전구체 화학물질을 해외에 판매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중국 기업들에 통보했다고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마약통제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통지문에서 기업과 개인들에게 마약, 향정신성 물질, 전구체 화학물질의 생산과 밀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공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펜타닐 관련 수출 규제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위원회는 미국 내 규제대상 원료 생산과 수출입에 관여한 기업과 개인들이 미국과 멕시코 등으로부터 주문을 받을 경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공지했다. 수출품이 불법 마약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규제하고 있는 51종의 전구체 화학물질 목록도 첨부했다. 약물 제조용 기계의 생산이나 수출 등의 사업에 관여한 이들은 미국과 멕시코로부터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주문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함정이나 제재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미국이나 멕시코 같은 고위험 국가 등 수입국의 법령에 특별히 주의할 것도 당부했다.
이 같은 양국 간 합의 이행과 관련해 미국도 중국 공안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 해제로 화답한 상황이다.
법의학연구소 제재 해제는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방중 당시에도 요청되는 등 중국이 꾸준히 요구해온 사안이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펜타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3년 만에 제재를 해제한 것과 맞물려 중국 정부도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