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 한 달도 안 돼 난항을 겪고 있다. 인요한 위원장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친윤 핵심들의 ‘희생’을 거듭 압박하자 김기현 대표는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견제에 나섰다. ‘윤심(尹心)’을 두고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파열음을 내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갈등 양상으로 치닫던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어제 만났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당의 혁신을 위해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계속 드리겠다”고 했고, 김 대표는 “취지나 정신, 원칙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혁신위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을 언급했다고 한다.
당초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던 김 대표는 1호 혁신안인 ‘대사면’ 의결 이후 최고위에 보고된 ‘중진 희생’ ‘세비 감축’ ‘청년 비례대표 50%’ 등 후속 혁신안부터는 수용을 미루고 있다. 그 사이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버스 92대로 산악회원 4200여 명을 동원한 행사로 보란 듯 세 과시에 나서는 등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혁신위에 대한 비토 기류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다 난데없이 윤심이 어디에 있는지, 있긴 한 건지 등의 신경전으로 비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