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 문제로 다투다 70대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경북 예천의 한 갈대밭에 시신을 암매장한 40대 남성 배모 씨가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9. 뉴시스
의붓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죽은 친아버지 고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은 19일 오후 3시경부터 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배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시작했다. 배 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배 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의붓어머니 70대 이모 씨 집에서 돈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이 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오후 2시 20분경 모습을 드러낸 배 씨는 진녹색 패딩 점퍼를 입고 점퍼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모습을 드러냈다. 배 씨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계획 범행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갑자기 화가 나서”라고 말했다. ‘돈 때문에 (계모를) 살해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며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법원에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는 살해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예천을 찾아 이 씨의 휴대전화를 유기하고 암매장 장소를 물색했다. 그는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자택으로 복귀했고, 다음날인 21일 오전 1시경 렌트한 자동차에 이 씨의 시신을 싣고 예천을 다시 찾아 시신을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 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한 달여 후인 지난 13일 동사무소 복지 담당 직원이 영등포경찰서에 “이 씨가 일주일째 연락이 안 된다”는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사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신고 이틀 만인 15일에 배 씨가 이 씨의 통장에서 30만 원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실종 사건에서 살해 의심 사건으로 전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배 씨는 경찰에 용의자로 지목된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끄고 도주했다. 그러다 경찰은 신고 나흘 만인 17일에 배 씨를 경기도 수원의 한 모텔에서 체포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18일에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서 암매장된 이 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