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與 인요한 혁신위 ‘전략공천 배제案’에… 당내 “‘차포’ 떼고 싸우자는 거냐” 반발

입력 | 2023-11-20 03:00:00

4호 혁신안, 모든 지역구 경선 보장
당내 “우세지 청년배정案과 모순”
혁신위 “중진들 용퇴 요구 이어갈것”
지도부 “12월 공관위서 혁신안 검토”



인요한 위원장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7일 혁신안으로 발표한 ‘내년 총선 모든 지역구에서 전략공천 원천 배제’ 방침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이틀 만에 “혁신위가 밝힌 청년 우세 지역구 배정과 모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내에선 인 위원장의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을 향한 용퇴 압박에 이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 배제에 대한 당 지도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앞서 혁신위가 발표한) 청년 우선 내지는 청년 일정 비율 할당과 전 지역 전략공천은 스스로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데 이상과 현실 사이에 약간 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이전 총선보다 한 달 앞당긴 12월 초중순경 공관위를 띄워 혁신안 수렴 여부를 빠르게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당내에서도 전략공천을 배제한 상향식 공천에 대해 “신인 진출을 막을 수 있다” “오히려 영입 인사의 원내 진출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상향식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내부 평가를 거쳐 한 명을 추천하는 ‘단수 추천’이나 공천 지원자를 모두 배제하고 다른 사람을 공천하는 ‘우선 추천’을 지양하고 지원자에게 경선 기회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한 여당 관계자는 “‘적어도 경선할 기회는 달라’는 지원자들에 대한 1차적 해결책일 뿐”이라며 “오히려 현역 정치인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역구별 선거 구도를 고려한 ‘자객형 공천’ 카드도 자체 봉인하는 자충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략공천을 없애자는 건 ‘차포’를 떼고 싸우자는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략공천 배제에 대해 “수학능력시험 제일 잘 친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경선에 이긴 사람이 그 자리에 가야 한다”고 “예외(전략공천)를 만들면 ‘용산 대통령실을 위해 예외를 만들었다’고 그러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대통령실 출신도 예외 없이 똑같이 상향식 공천을 통해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낙하산 공천을 막아야 혁신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 한 혁신위원은 “결국 전략공천 배제를 통한 공정성 강화도 중진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며 “용퇴 요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전략공천 배제가 오히려 내년 총선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했다. 한 혁신위 관계자는 “전략공천을 했다가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갈고닦았던 사람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오면 선거판 자체가 또 어그러진다”며 “신인의 경우 가산점 부여로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