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나우 습지 77만 헥타르 초토화 11월들어 17일간 3380개 산불 발생
브라질 최대의 판타나우 습지에서 이달 초 발생한 대형 산불을 거의 진화한 소방대가 11월7일 페이스북에 “산불이 끝나서 이 지역에 사는 모두에게 다행”이란 글을 올렸지만, 너무 성급하게 일찍 올린 결과가 되었다.
11월이 2주일 째 접어 들면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이상 건조한 기후와 폭염으로 산불시즌이 연장되었으며, 이 지역의 거의 77만 헥타르의 열대 우림이 불에 타서 초토화되었다고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교가 추산했다.
이 산불의 피해는 올 해 브라질에서 일어난 산불 피해 전체의 65%를 차지할 정도이다.
판타나우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종을 포함해 35만여종의 식물과 재규어를 대표로 하는 포유류 159종을 포함한 1천300여종의 동물들이 서식하며 최대의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는 지역이라고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밝히고 있다.
또한 비가 오는 동안 물을 흡수하고 저장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홍수를 통제할 뿐 아니라 담수 저수지의 역할도 한다. 브라질뿐 아니라 볼리비아 파라과이의 도시들에 대한 물 공급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우기가 되면 매년 강물이 범람해서 홍수가 나고 선박과 비행기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 많다. 건기가 되면 전 세계의 야생동물 애호가들이 재규어가 강둑위에서 노는 모습과 카이만 악어, 마코 앵무새, 토끼와 유사한 카피바라 등 희귀동물들을 보려고 몰려드는 곳이다.
마투그로수 두 수우 주(州)와 마투 그루수 주 경계선에 있는 엔콘트로 다스 아구아스(물을 만나는 곳) 국립공원 부근의 짙푸른 녹색지대는 산불 때문에 모두 시커먼 흙색으로 변해버렸다.
공원관리인 레오니시우 다 시우바(53)는 “ 해마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재규어는 사라질 것”이라며 “어떻게든 살기 위해 인간들 처럼 대도시로 달아날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곳 생태계는 끝이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의 재규어들은 무려 1000평방킬로미터의 넓은 지역에 서식하며 관람객들에게 익숙해 있어서 15년 이상이나 이 지역 관광산업을 견인해왔다. 재규어의 보존은 생태계보존 뿐 아니라 지역민의 생계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수백 명의 소방대원들과 군인들, 자원 봉사 민방위대들은 식물이 풍부한 이 지역의 산불이 이제는 주택가와 관광 숙박시설까지 위협하고 있어 산불을 진화하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달려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비 예보도 없어 진화는 어렵기만 하다.
이는 엘니뇨 현상으로 건조하고 높은 기온이 계속되는 데다가 이번 주에 또 한차례 폭염이 브라질 전역을 강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투그로수두수 주(州)정부는 판타나우 화재 진압 조치를 강화하는 비상 법령을 내리고 판타나우 내 소각 금지 기간을 이달 30일까지로 연장했지만 폭우가 쏟아지기 전에는 진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웃 마투 그로수주도 200여명의 소방대를 투입하고 130만 달러 (16억 8,545만 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불 지역 외에도 짙은 검은 연기와 매연이 인근 고속도로를 뒤덮어 연방고속도로 경찰대가 일부 지역 도로를 폐쇄하고 있으며 소형 민간항공기가 추락해 4명이 다치는 사고도 일어났다.
특히 짙은 연기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진화와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방대원들은 말했다.
[포코네( 브라질)= AP/뉴시스]